• [TF인터뷰] '부코페' 총연출 송은이

    제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총연출 송은이.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FNC엔터테인먼트에서 제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 총연출로 활약하고 있는 송은이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FNC엔터테인먼트
    제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총연출 송은이.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FNC엔터테인먼트에서 제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 총연출로 활약하고 있는 송은이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FNC엔터테인먼트

    "부코페, 코미디언 위한 장" "국내 관객 엄격, 벽 깨야 한다"

    [더팩트ㅣ강수지 인턴기자] 개그맨 송은이(43)가 총대를 멨다. 올해로 4회를 맞은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 이하 부코페)의 총연출로 송은이가 나섰다. 그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한국 코미디에 대한 사랑을 담아 인터뷰에 응했다. 부코페 총연출 송은이를 <더팩트>가 만나봤다.

    송은이는 2회 때 '무한걸스' 멤버들과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그는 "마음은 늘 부코페에 있었다"면서 "그동안 큰 도움을 주지 못해 코미디언 선배로서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부코페 집행위원장 김준호의 2년째 간곡한 권유로 총연출을 담당하게 된 그는 한국 코미디계의 가장 큰 문제로 'TV 무대가 많이 없어진 것'을 꼽았다. 또 부코페같은 페스티벌이 코미디언을 위한 장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예전 저 신인 때는 아이디어를 짜기만 하면 무대에 올릴 가능성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그런 코미디 프로그램이 없어요. 예능에 소질이 없는 친구들은 무대에 서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요즘 코미디계에서 '우리가 뭔가를 만들어보자'하는 움직임이 있어요. 부코페는 프리 페스티벌처럼 축제를 열어주고 각자 콘텐츠를 만들게 해요."

    개그맨 송은이. 개그맨 송은이가 제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의 총연출로 활약하고 있다.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개그맨 송은이. 개그맨 송은이가 제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의 총연출로 활약하고 있다.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TV 코미디 프로그램도 있지만 아이디어를 짜서 계속 큰 재미를 주는 게 굉장히 힘든 일이거든요. 일주일 동안 코너를 준비하고 바로 다음 아이디어를 준비하려고 하면 허탈감이 밀려와요. 코미디언들이 감을 잊거나 지치지 않도록 이런 페스티벌이 코미디언을 위한 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똑똑하고 재능이 많은 친구들을 묶어주면 시너지가 생기거든요. 자꾸 묶이고 모여야 합니다."

    송은이는 국내 코미디가 주춤하게 된 것에 대한 이유를 "복합적"이라고 말하면서도 국내 코미디 관객에 대한 속상한 마음을 토로했다. 또 침체된 코미디계의 회복 방법으로 '공연 코미디'를 꼽았다.

    "만드는 사람, 방송사, 시청자에게 복합적인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코미디언들이 더 눈길을 끌려고 자극적인 아이템을 쏟아냈을 때가 있었는데 그게 독약이 됐던 적이 있어요. 또 우리나라가 전통적으로 '얼마나 웃기는지 보자' 하면서 코미디를 보고 조금만 안 웃기면 안 보고 그런 게 있어요. 코미디언에 대한 잣대가 너무 엄격한 게 문제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코미디에 대한 사명감을 드러낸 송은이. 제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 총연출로 활약하고 있는 송은이는 \
    코미디에 대한 사명감을 드러낸 송은이. 제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 총연출로 활약하고 있는 송은이는 "웃음을 주는 일은 숭고하다"고 밝혔다. /FNC엔터테인먼트

    "우리나라 사람들은 낯선 사람을 만나면 낯설게 느껴요. 한 대륙에 사는 사람들은 서로 편해 하더라고요. 또 코미디에 대해 인심이 후해서 일단 엄지를 들고 봐요. 코미디를 보러 오면 그냥 웃으려고 오는 게 다르더라고요. 그 시너지로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도 해요. 우리에게는 아직 그런 마음이 없어요. 우리도 장기적으로 그런 벽을 깨야 한다고 봐요."

    "공연 코미디가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웃음의 가장 기본적인 것이 '공감'이에요. 공연장 등 같은 공간에서만 할 수 있는 공감이 있어요. 공연 코미디가 많이 생겨야 코미디 장르도 많이 생기게 될 것으로 생각해요."

    전 세계적으로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이 많이 있지만 아시아에는 부코페가 유일하다. 우리나라에는 해외에서 개최하는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코미디언이 옹알스뿐이다. 더 많은 코미디언 후배들이 부코페를 발판 삼아 세계로 나갈 수 있게 하려고 송은이는 진심을 다해 노력하고 있었다.

    코미디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개그맨 송은이. 제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 총연출로 활약하고 있는 송은이가 인터뷰를 열고 한국 코미디에 대한 애정을 표출했다. /FNC엔터테인먼트
    코미디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개그맨 송은이. 제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 총연출로 활약하고 있는 송은이가 인터뷰를 열고 한국 코미디에 대한 애정을 표출했다. /FNC엔터테인먼트

    "페스티벌에 5회, 6회 연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올해는 홈페이지도 만들고 후배들에게 열린 무대라는 것을 많이 알리는 것에 주력하고 있어요. 이 축제가 발판이 돼서 후배들이 해외 유명한 코미디 페스티벌에 가서 상도 받을 수 있게 하고 싶어요. 옹알스는 영국, 브라질 등 여러 곳을 다니고 있거든요."

    송은이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웃음을 주는 일은 숭고한 일"이라는 말을 두 차례 이야기하며 강조했다. 그가 깊은 애정을 쏟아 색칠을 완성해나가고 있는 제4회 부코페는 다음 달 26일 부산 해운대구 수영강변대로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개막해 오는 9월 3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페스티벌에 편한 마음으로 와서 웃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번 페스티벌을 계기로 코미디언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웃음을 주는 일은 숭고한 일이라는 사명이 있어요. 많은 분들이 그렇게 느껴 주셨으면 좋겠어요."

    joy82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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