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 CJ헬로비전 인수 ‘지배력 전이’ vs ‘소비자 후생’ 찬반 팽팽

    미래창조과학부가 3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황원영 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3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황원영 기자

    [더팩트│황원영 기자] 이동통신 1위 사업자 SK텔레콤과 케이블TV 1위 사업자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가 인수합병을 놓고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미래부는 3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정부가 직접 CJ헬로비전 인수합병과 관련한 공청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전 1부 세션은 임영배 충남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8명의 현직교수가 참여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의 양사산업, 사회적 파급효과와 시청자, 이용자에게 미치는 영향 등 주요 쟁점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였다.

    1부 주제는 ‘통신’으로 △기간통신사업 경쟁에 미치는 영향과 △요금, 이용자 보호 및 공익 등에 미치는 영양을 다뤘다.

    김성환 아주대학교 교수는 “CJ헬로비전의 이동통신 점유율은 1.5%에 불과하다. 초고속인터넷 점유율도 4.2%로 1위 사업자인 KT보다 적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은 경쟁제한성 이슈가 발생할 이유가 없다”며 양사의 합병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호영 한양대학교 교수는 “쌍방 독점 사업자간의 기업결합으로 지배력 전이가 용이하게 이뤄질 수 있다”며 인수합병에 대해 반대했다. 이 교수는 “CJ헬로비전의 알뜰폰 점유율이 1.5%에 불과하더라도 경쟁의 원천이 되는 사업자인 만큼 인수합병에 따른 영향력이 클 것이다”고 말했다.

    김종민 국민대학교 교수 역시 “이번 인수합병은 가장 경쟁력 있는 알뜰폰 1위 사업자를 배제함으로써 정부가 10여 년간 추진해온 통신비 인하 정책의 근간을 무력화한다”며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이 갖고 있는 416만 케이블TV 가구를 대상으로 독점적인 결합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 즉, 이동통신과 방송이 결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파괴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강병민 경희대학교 교수는 “인수 직후 SK군은 단숨에 이동통신 1위, 알뜰폰 1위, 유로방송 2위, 초고속 2위로 뛰어오른다. 결합상품에서 시장지배력 전이가 일어날 수 있다. 실제 SK가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 뛰어든 후 이동통신 점유율에 힘입어 4년 만에 점유율이 11% 이상 확대됐다. 소비자 충성도가 높은 1위 사업자 SK텔레콤과 케이블TV 지배적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이 시장을 흔들기 시작하면 밑도 끝도 없을 것”이라며 김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에 권남훈 건국대학교 교수는 “결합상품 비중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동전화 시장에서 결합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불과하다. 고속인터넷 시장 역시 안정적인 시장으로 접어들었으며 알뜰폰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 마련돼 있다”고 반박했다.

    주진열 부산대학교 교수도 권 교수의 입장에 동의했다. 주 교수는 “결합 판매의 특징은 결합 할인 판매다. 강제판매나 끼워 팔기가 아니다. 개별 상품을 사는 것보다 묶어서 사는 것이 소비자에게 이익이 된다. 할인이라는 행위 자체가 가격경쟁행위이며 소비자의 후생을 증진시키는 측면이 있다”며 찬성하는 의견을 보였다.

    반면 신일순 인하대학교 교수는 SK텔레콤의 초고속 재판매에 대해 “부당지원이 없으면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이동전화 지배력 전이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SK브로드밴드의 재판매가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이유는 이동전화 지배력이 전이된 것이다. SK텔레콤이 이번 인수합병을 이뤄내면 CJ헬로비전을 통한 추가적인 지배력 전이가 있을 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부는 이달 말 토론회를 한번 더 개최하고 각계 의견을 수렴해 양사 합병 심사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이 산업 사회적 파급효과, 시청자에 미치는 영향 등 주요 쟁점에 대한 전문가 의견청취를 통해 시사점 도출하기 위해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오후 2부 토론은 ‘방송’을 중심으로 △방송 산업 및 시장에 미치는 영향 △방송의 공익성·공공성 및 시청자에 미치는 영향을 짚는다.

    hmax875@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