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F인터뷰]방송인 팽현숙

    '이제는 주차관리가 본업이고 방송은 부업'. 최양락은 지난해 라디오 외압하차 논란 이후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아내 팽현숙의 식당에서 주차관리를 해왔다. 최근10개월만에 방송 출연을 앞두고 있다. /배정한 기자
    '이제는 주차관리가 본업이고 방송은 부업'. 최양락은 지난해 라디오 외압하차 논란 이후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아내 팽현숙의 식당에서 주차관리를 해왔다. 최근10개월만에 방송 출연을 앞두고 있다. /배정한 기자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나니 더 편한 모양이에요. 요즘 하나 아빠(최양락)는 생기에 차 있어요. MBC '재밌는 라디오' 그만 둔 이후 제가 운영하는 순댓국집서 쭉 주차장 관리를 했어요. 처음엔 쑥스러워하더니 이골이 났는지 이젠 자연스러워졌어요.
    인생사 새옹지마인가요? <더팩트>에 이 내용이 처음 기사화된 뒤 여기저기 인터뷰 요청이 많아졌고, 해가 바뀌자 마자 방송출연 요청이 밀려드네요. 요즘 양락씨 본업이 주차요원이니, 방송은 부업이 된 셈이죠."

    방송인 최양락(55)은 지난해 5월 13일 방송을 끝으로 애청자들과 작별 인사도 하지 못한 채 MBC 라디오 표준FM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를 갑자기 그만 두면서 방송가 안팎에 외압 의혹을 남겼다. 두 달 후인 7월 <더팩트>가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한 식당(팽현숙의 옛날순대국집)에서 고객 주차관리에 땀을 흘리는 최양락의 모습을 기사화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2016년 7월20일자=[단독포착] '외압 하차 논란' 최양락, 술과 주차관리 '인고의 세월'>

    최양락이 MBC 라디오 '최양락의 재밌는 라디오' 하차한 지도 벌써 10개월이 흘렀다. 그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접촉했지만 그는 여전히 언론과의 직접 인터뷰를 원치 않았다. 딱 한 마디, "저는 지금 이대로 만족해요"였다.

    평소 성격대로 단지 쑥쓰러워서일까. 구체적으로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그 기저에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의에 의해 도중하차했다는 자괴감이 깔려 있다. 14년간이나 애정을 쏟은 프로그램에서 사실상 퇴출된 뒤 그와 관련한 얘기를 더이상 거론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다.

    최양락을 대신해 아내인 방송인 팽현숙이 입을 열었다. 팽현숙-최양락은 부부금실을 자랑하는 개그맨 원조 잉꼬부부다. 평현숙은 16일 오후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무엇보다 양락씨의 마음이 편안해진 게 감사하고 고맙다. 그 사건 이후 다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니 거꾸로 방송출연 섭외가 밀려든다"고 말했다. 다음은 팽현숙과 주고받은 일문일답이다.


    \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하는 모양이에요". 최양락은 이달 말부터 KBS2 TV에서 새로 방송하는 '독한 일꾼들'에 출연한다. /KBS 제공

    -최양락씨는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여전히 주차장 관리를 하고 있다. 주말 점심에는 수백명이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에 누군가 이 일은 해줘야 한다. (양락씨는) 자칭 백수라면서 매일 식당에 나와 주차 일을 도맡고 있다.

    -방송을 하던 사람이 주차일을 한다는게 쉽지는 않았을텐데?

    생판 모르는 곳에서 하는게 아니고, 아내가 주인인 식당이니 체면에 크게 흠가는 건 아니라고 본다. 그동안 접촉사고 한번 내지 않을 만큼 저한테는 소중한 일꾼 몫을 해주고 있다. 바쁠 때는 저를 대신해 설거지와 청소까지 하며 집안일을 도와준다. 부부 입장에서보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
    "인생은 새옹지마, 우리부부 더 행복해졌다". 팽현숙은 최양락의 방송 복귀를 앞두고 "앞으로 방송활동은 그냥 덤이라고 생각하면 양락씨도 저도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팽현숙 제공

    -최양락씨가 오랜만에 방송출연을 재개한다고 들었다

    종편 채널 등에서 몇차례 섭외가 들어왔는데 이달말부터 KBS2 TV에서 새로 방송하는 '독한 일꾼들'에 출연하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유명 연예인의 신분을 내던지고 새로운 일에 매진하는 모습을 담는 것이라고 하니 아마도 지금 양락씨한테 딱 맞는 콘셉트 아닌가 싶다. 출연을 하든 안하든 일단 이런 요청이 쏟아지니 매우 행복해 한다.

    -방송에 컴백하는 걸로 봐도 되나?

    8개월째 주차요원으로 일하면서 어느정도 적응이 된 것같다. 그런데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하듯 요즘 양락씨한테 다시 방송 욕구가 생기는 게 아닌가 싶다. 말은 하지 않지만 의욕을 보이는 것같다. 물론 앞으로도 스케줄이 없으면 주차장 관리는 계속 해야하니, 앞으로는 '본업은 주차요원, 방송은 부업'이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10개월 만에 방송 복귀를 앞두고 있는 최양락은 작년 5월 석연찮은 이유로 14년간 진행하던 라디오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이후 아내 팽현숙의 식당에서 주차관리에 소일해왔다. /배정한 기자
    10개월 만에 방송 복귀를 앞두고 있는 최양락은 작년 5월 석연찮은 이유로 14년간 진행하던 라디오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이후 아내 팽현숙의 식당에서 주차관리에 소일해왔다. /배정한 기자

    -언론과 접촉을 기피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아마도 작년 그 일(라디오 하차)과 관련해 이러쿵 저러쿵 다시 언급되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것 같다. 논란이 생기면서 진실은 감춰져있고 엉뚱한 방향으로 재확대되지 않았나.

    -마지막으로 남편 최양락씨한테 바라는 게 있다면?

    가장 중요한 건 지금 이대로 만족하며 사는 것이다. 처음 라디오를 중단했을 때는 워낙 충격을 받아서 그런지 방송인 생명이 끝난 것처럼 두려워했다. 옆에서 늘 마음을 비우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비우고 나니 다시 채워지고 있다. 앞으로 방송활동은 그냥 덤이라고 생각하면 양락씨도 저도 편할 것 같다.

    eel@tf.co.kr
    [연예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