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F인터뷰] 조권, 어디로 튈 지 모를 26세 아티스트

    감성 발라더 조권. 그는 직접 작사한 노래 '횡단보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덕인 기자
    감성 발라더 조권. 그는 직접 작사한 노래 '횡단보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덕인 기자

    감성 발라더부터 유쾌한 퍼포먼서까지, 조권의 예측불허 매력

    [더팩트ㅣ김민지 기자] 데뷔 9년 차 조권은 어느덧 적지 않은 경력을 가진 가수들 가운데 한 명이 됐다. 2AM으로 발표한 십여 장의 앨범과 솔로로 발매한 두 장의 앨범은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고 어느새 그는 가요계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하이힐을 신고 퍼포먼스를 하던 조권은 어느 순간 사랑의 아픔을 노래하는 감성 발라더로 변신한다. 이 변화무쌍한 매력에 어찌 빠져들지 않을 수 있을까. 어디로 튈지 모를 26세 아티스트 조권을 <더팩트>가 만나봤다.

    ◆ '횡단보도', 싱어송라이터의 시작

    조권은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한지 3년 7개월 만에 발라드 '횡단보도'를 발표했다. '횡단보도'는 발표 당시 음악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발라더 조권의 귀환, 싱어송라이터 조권의 탄생, '횡단보도'의 높은 음악성 등이 관심을 얻은 덕이다. 이에 대해 조권은 "오랜만에 돌아와 설레임과 함께 기쁨이 충만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횡단보도'는 그가 직전에 발표한 솔로 음반 '아임 다 원'과는 180도 다른 성격을 띤다. 같은 이름의 타이틀곡 '아임 다 원'에서 조권은 파격이라고 불릴만한 유쾌한 퍼포먼스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야말로 조권이라서 보여줄 수 있는 유일무이함이었다. 반면 '횡단보도'에서는 조권은 온전한 발라더로 변신한다. 예측을 불허하는 그의 변신은 음악팬들에게도 꽤 흥미롭게 다가온다.

    "첫 번째 솔로 앨범은 파격적이었다. 그때 인터뷰를 하면서 기자분들께 안무를 보여드리니 놀라더라.(웃음) 오랜만에 앨범을 내면서도 고민을 했다. 그런데 '조권의 발라드'를 듣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더라. 그런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충족시키려고 이번 앨범은 발라드로 했다.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 '이번 조권 앨범은 파격적일까? 아니면 발라드를 밀고 나갈까?'라는 궁금증을 키워나가게 하고 싶다.나만의 마케팅을 조금씩 설계하고 있는 것 같다."

    '횡단보도'에서 조권은 한층 깊어진 울림으로 26살 남자의 감성을 오롯이 표현한다. 조권의 장점을 극대화한 노래가 바로 이 곡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조권이 '횡단보도'의 작곡과 프로듀싱을 맡아 싱어송라이터로서 면모를 보여줬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에 대한 평가도 좋다.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디딘 셈이다.

    "솔로 1집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이나 자신 있는 비주얼을 보여줬다면 2집은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담았다. '횡단보도'는 내 경험담이다. 친한 맹지나 누나에게 전화를 해 사랑에 대한 상담을 하다가 누나가 횡단보도라는 아이디어를 제공해줬다. 내가 한 번 사람을 좋아하면 올인하는 스타일인데 '오래갈 수 있을까'를 불안해한다. 그런 불안함을 가사로 표현했다."

    '횡단보도'는 처음에 수록곡으로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한 노래였다. 단지 앨범 수록곡으로 넣어주기만 해도 감사한 곡이었다고. 그런데 워낙 노래가 좋아 타이틀곡으로 낙점됐다.

    "어느 날 갑자기 진영이 형을 비롯해 JYP 직원들에게 전화가 오는 거다. 처음에는 '사고를 친 게 없는데 왜 전화가 오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받았는데 '횡단보도'가 타이틀곡으로 선정돼 축하한다는 전화였다. 진영이 형이 '어머님이 누구니' 이후 전 직원의 박수가 나온 건 처음이라고.(웃음)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는데 나중에는 기뻤다."

    2AM 조권. 조권은 2AM은 타이밍이 맞으면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덕인 기자
    2AM 조권. 조권은 2AM은 타이밍이 맞으면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덕인 기자

    ◆ "2AM 해체 아냐, 타이밍 맞을 때 뭉칠 것"

    조권을 얘기할 때 2AM을 빼놓을 수 없다. 그가 여전히 속해있는 그룹인데다 조권 음악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 이에 2AM이 JYP와 계약이 만료되고 이들 가운데 이창민·임슬옹·정진운이 다른 소속사와 계약하며 각자의 길을 걷게 됐을 때 '그룹이 해체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적지 않게 나왔다. 그러나 조권은 2AM은 해체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시기가 맞을 때 언제든 함께 음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2AM이 해체한 것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멤버들이 소속사가 나뉘었으니 아마 (속사정을 모르면) 나 같아도 그렇게 생각할 것 같다. '올해 나올 수 있어요'라는 말로 희망 고문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건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하지만 2AM이 해체한 것은 아니다. 멤버들이 각자 계약을 할 때도 '2AM이 나오면 각 회사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한다'를 조건으로 했다. 2AM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이 없다."

    "멤버들 개개인의 꿈이 크고 욕심도 있다. 어떤 사람은 노래에 욕심이 있고 또 다른 사람은 연기에 욕심이 있고. 처음에 우리가 뭉쳤을 때부터 각자 꿈을 이루고 그룹을 뭉쳤을 때 시너지가 얼마나 좋을까에 대해 말했었다. 지금도 모두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타이밍이 맞으면 언제든 2AM으로 찾아뵐 거다."

    좋지 않게 헤어진 것이 아니기에 2AM 멤버들은 여전히 서로를 응원한다. 조권은 "SNS로 서로 근황을 틈틈이 확인한다. 오히려 떨어져 있으니 팀워크가 끈끈해졌다. 개인적으로는 그룹이 3~4년 합숙을 하면 이후엔 독립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같이 살면 서로에 대해 무관심해지는데 독립을 하면 보고 싶으니까 (2AM 멤버들과는) 일주일에 1~2번 시간을 내 술도 먹고 밥도 먹는다"며 멤버들과 끈끈한 우정을 자랑했다.

    욕심 많은 아티스트 조권. 그는 대중에게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덕인 기자
    욕심 많은 아티스트 조권. 그는 대중에게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덕인 기자

    ◆ "기대되는, 재미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조권은 욕심이 많은 아티스트다. 자신이 잘하고, 또 좋아하는 많은 음악을 대중에게 들려주고 싶어한다. 게다가 현실적이었다. 싱어송라이터라는 수식어에 욕심을 내기보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창작에 대해서는 천천히 가고 싶다"고 말하고 독립에 대해서도 "아직은 서포트를 받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하는 그다.

    "데뷔하고 지금까지 삶의 설계도를 잘 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래 응원해주는 팬들에게도 감사하다. 노래도 하고 예능도 하고 뮤지컬도 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는 게 감사하고 기쁘다.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며 '이 친구는 멋있다,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조권이 무엇을 한다고 하면 기대가 되는 재미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데뷔 후 9년 동안 연예계 생활을 하며 조권은 한층 여유로움을 가지게 됐다. 그는 "신인 때나 20대 초반에는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게 바빴다. 여유도 없고. 스케줄을 하다가 지치면 '여기서 포기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데뷔 후 2AM으로 데뷔해 1위를 하고 대상을 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고 그 길이 험했다. 조금 연륜이 되니 여유가 생기더라. 심적으로 편안해졌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이번에는 편하고 감성적인 음악을 했지만 언제 어디서 또 '똘끼'가 나올지 모른다. 나도 기대가 크다"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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