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라진 갤노트7…LG전자 V20 vs 애플 아이폰7 반사이익 노린다

    삼성전자가 배터리 발화 문제를 일으킨 '갤럭시노트7'의 생산을 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출시 2개월 만이다. /서재근 기자
    삼성전자가 배터리 발화 문제를 일으킨 '갤럭시노트7'의 생산을 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출시 2개월 만이다. /서재근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을 결정함에 따라 경쟁사인 LG전자와 애플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전자는 지난달 29일 스마트폰 신제품 'V20'를 출시했고, 애플은 오는 21일 '아이폰7'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오후 '갤럭시노트7 생산 및 판매 중단 결정'이라는 제목의 공시를 통해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에 따라 생산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갤럭시노트7'의 판매 및 생산 중지 조치는 삼성전자엔 악재지만 삼성전자와 하반기 스마트폰 대전을 치를 예정이었던 경쟁사에는 시장 공백을 파고들 절호의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갤럭시노트7'이 사실상 단종됨에 따라 LG전자 'V20'가 일정 부분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이성락 기자
    '갤럭시노트7'이 사실상 단종됨에 따라 LG전자 'V20'가 일정 부분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이성락 기자

    현재 LG전자 'V20'는 초기 흥행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V20'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약 2만대가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하루 6000~7000대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V20'는 5.7인치 대화면을 갖췄으며 '갤럭시노트7'과 기본 사양이 거의 비슷한 제품이다. 탈착형 배터리와 광각 카메라, 고품질 오디오 기능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사양으로 본다면 '갤럭시노트7'을 대체할 제품으로 제격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 여의도 한 대리점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을 제외하면, 고객들이 관심을 보이는 제품은 'V20'뿐"이라며 "'아이폰7'이 출시되기 전까지는 안정적인 판매를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정가 20만7000원 상당의 패키지 상품을 5000원에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10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이색 점등 광고를 실시하는 등 'V20'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는 오는 28일 'V20'를 미국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5% 정도로 5위권이지만, 미국에서는 16%의 점유율로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비교적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미국에서 경쟁사의 제품이 사라지자 흥행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미국 이동통신사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V20'에 대한 마케팅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미국 IT 전문 매체 안드로이드 어소리티는 최근 일반 누리꾼 8425명을 대상으로 '갤럭시노트7'을 대신할만한 제품을 조사한 결과 29%가 'V20'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애플 '아이폰7'은 오는 21일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애플 '아이폰7'은 오는 21일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조치에 따른 최대 수혜자는 애플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업계는 하반기 스마트폰 대결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박빙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은 '아이폰7' 출시 초반 판매량 상승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의 국내 출시일은 오는 21일이다. 애플이 지난달 1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아이폰7'을 출시한 지 33일 만이다. 애플은 국내 시장에서 고정 고객들의 충성도에 기인한 마케팅을 실시할 전망이다. '아이폰7'은 1차 출시국인 미국에서 사전 예약 기간 내 초도 물량이 모두 판매되는 등 흥행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에 따른 애플의 반사이익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이정문 연구원은 "스마트폰이 이미 성숙한 시기이기에 소비자가 쓰던 운영체제(OS)를 바꾸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원래 '아이폰7' 인기가 높은 북미 시장 외에는 '갤럭시노트7' 생산·판매 중단에 따른 애플의 반사이익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출시를 앞둔 구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 '픽셀폰'이 '갤럭시노트7' 부재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픽셀폰'이 '갤럭시' 시리즈와 동일한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만큼, 해당 OS에 익숙한 고객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끌어들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많은 미국인이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에 자신의 스마트폰을 업그레드한다"며 "이번 쇼핑 시즌 기간 중 삼성의 공백은 애플 '아이폰7'과 구글 '픽셀폰'에 큰 선물이 될 것이다. 특히 안드로이드 OS에 익숙한 사용자들은 '픽셀폰'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