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F인터뷰] '혼술남녀' 박하선, 늘 싱그럽고 솔직한 그녀와 수다

    '혼술남녀'에서 박하나 캐릭터로 열연한 배우 박하선. 배우 박하선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팔판길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했다. /임세준 인턴기자
    '혼술남녀'에서 박하나 캐릭터로 열연한 배우 박하선. 배우 박하선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팔판길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했다. /임세준 인턴기자

    '혼술남녀'에서 노량진 강사로 분해 활약한 박하선

    약 2년 공백과 슬럼프를 깨고 안방극장에 돌아와 시청자를 만난 배우 박하선(29)은 더욱 깊어진 생각과 시선으로 작품과 세상을 대하는 것 같았다. 그는 스스로 '제가 서른이 돼서' '어른 느낌이 생겨서'라는 둥 자신이 나이가 들었다고 표현했지만 상큼하고 발랄한 분위기는 여전했다.

    박하선은 최근 종영된 케이블 채널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에서 노량진 공무원 학원에 갓 입성한 국어 강사 박하나 캐릭터로 활약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우여곡절 가득한 사회생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혼술('혼자 마시는 술'이라는 뜻의 신조어)' 등을 현실적으로 연기해 시청자의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혼술남녀'로 받은 시청자의 호평에 "꿈꾸는 것 같았다" "눈물 날 것 같았다"는 박하선이다. 인터넷 속 자신과 관련한 댓글, 기사 등을 하나하나 다 읽어 본다는 그는 자신에 대해 호평을 해준 분들을 일일이 다 찾아가고 싶을 정도로 감사했다고 말했다. <더팩트>가 외모도 마음도 너무나 예쁜 박하선을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혼술남녀' 호평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낸 배우 박하선. 배우 박하선은 지난 1일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시청자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임세준 인턴기자
    '혼술남녀' 호평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낸 배우 박하선. 배우 박하선은 지난 1일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시청자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임세준 인턴기자

    - '혼술남녀' 종영 소감은?

    '발 연기한다' '과하다' 등의 욕만 먹지 말자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는데 생각보다 좋은 평가를 주셔서 꿈꾸는 것 같았다. 좋은 내용의 기사도 많이 나왔다. 작품을 쉬는 2년 동안 그게 고팠나 보다. 눈물 날 것 같았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때 보다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도 있더라. 진짜 감사했다.

    - 댓글을 많이 보는 편인가?

    댓글을 다 본다. 보고 정말 고쳐야 할 것은 고친다. 발성이 답답하다는 분들이 있어서 선생님에게 뮤지컬 발성 일대일 교습도 받았다. '뱉는 소리' 내려고 연습했고, 발음도 많이 고치려고 했다. 또 '잘 못 운다'는 얘기도 많이 들은 적이 있다. (2년 동안 쉬면서)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이제 우는 연기는 극복하게 됐다. 그래서 힘든 시기가 있었나 싶기도 하다. 2년 동안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는데, 무료한 시기를 잘 보내기 위해서 이것저것 하다 보니까 취미가 많아졌다. '명단공개 2016'에서 '취미 부자'에 올랐더라(웃음).

    - 어떤 취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도자기, 가죽공예, 낚시, 필라테스, 플라잉 요가 등 이것저것 많이 했다. 플라잉 요가는 자격증도 땄다. 동대문 종합상가 가서 재료 사와서 팔찌도 만들었다. 그런데 방학이 길어지면 무료해진다. 배부른 소리로 들릴 수도 있지만, 돈이 있으면 문제가 없는데 벌어 놓은 것을 자꾸 쓰기만 하고(웃음). 쉬면서 갑자기 돈이 바닥나고 광고료를 못 받기도 하고 힘든 일이 다 겹쳤다. 누가 매니저를 사칭해서 들어온 작품을 거절한 사건도 있었다.

    - 진짜 별일이 다 있었다.

    그 사칭한 사람을 결국 못 잡았다. 또 유럽 여행 가서 소매치기도 당할 뻔 했다. 너무 무서웠다. 손이 스치면서 소매치기하려고 하는 걸 느낀 거다. 여행 가면 가방을 앞으로 메라고 하지 않나. 그렇게 했는데도 소매치기범이 저한테 말 걸면서 가방 문을 열고 있더라. 아빠, 동생과 함께 간 여행이었는데도 그런 일이 있었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다.

    박하나 캐릭터처럼 '혼술'을 즐긴다는 배우 박하선. 배우 박하선은 지난 1일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혼술'을 즐기는 이유에 대해 밝혔다. /임세준 인턴기자
    박하나 캐릭터처럼 '혼술'을 즐긴다는 배우 박하선. 배우 박하선은 지난 1일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혼술'을 즐기는 이유에 대해 밝혔다. /임세준 인턴기자

    - '혼술남녀'에서 '연하남' 공명과 연기를 했다. 어땠나.

    공명과 같이 화면에 나오면 조명 반사판이 필요없다. 싱그럽다. 공명과 짐 나르고 아이스크림 먹는 장면이 있었는데 '샤방샤방' 했다. 그래서 편집할 때 필터를 꼈냐고 물어봤더니 아니라더라. 다 공명의 뽀송뽀송한 피부 덕이다.

    - 극에서처럼 '혼술'도 많이 하는가.

    '혼술' 많이 한다. 혼자 술을 마시게 된 이유가 있다. 배우 친구들은 바쁘기도 하고 제가 안 좋은 얘기만 계속하고 하소연하게 되는 게 싫더라. 또 일반인 친구들은 다음 날 출근해야 한다고 같이 술 마시기 싫어한다. 회식만으로도 벅차다고 하더라. '혼술남녀' 대사에 제 마음이 그대로 나왔다. '이건 내 얘기야'하고 대사를 했다.

    안주 없이 '혼술'을 할 때도 있는데, 밥하고 같이 마실 때도 있다. 쉴 때 한 끼는 제대로 해 먹었다. 보쌈, 수육, 김치전, 부추전, 두부 김치 등을 해서 먹었다.

    -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는가.

    요리 좋아한다. 비싼데 맛없는 음식 먹는 것 싫어한다. 그래서 차라리 만들어 먹거나 맛있고 좀 저렴한 것을 찾게 된다. 그리고 요즘 음식들 너무 비싸다. 만들어 먹는 게 싸다. 그래서 많이 해 먹는다. 제가 시골 된장찌개를 맛있게 잘 끓인다. 옛날 된장에 꿀을 넣어서 끓여 먹으면 최고다.

    올해 한국 나이 서른 살이 된 배우 박하선. 배우 박하선은 지난 1일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
    올해 한국 나이 서른 살이 된 배우 박하선. 배우 박하선은 지난 1일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서른 살이 된 후) '나'로 인정받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임세준 인턴기자

    - 한국 나이로 서른이다. 예전과 달라진 게 있는가.

    지금은 그냥 '나'로 인정받는 느낌이 든다. 내가 '나'여도 되는 느낌이다. 예전에는 개인적으로 조금 불편한 점이 있었다. 제가 늘 웃을 것 같은 이미지인가 보다. 그래서 웃지 않으면 많이 실망하시더라. 또 제가 안 웃으면 정색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제가 생각보다 무뚝뚝하고 낯도 가리는 성격이다. 작품에서 애교부린 것은 있는 애교 없는 애교 다 짜서 보여드린 거다. 할아버지도 군인 출신이고, 무뚝뚝한 집안에서 아들처럼 자랐다.

    지금은 조금 더 어른 같아 보이는지 행동하기가 편해졌다. 이래서 서른 살을 기다렸는데 좋다. 현장에서 조용히 있으면 '집중하는구나'하고 봐주신다(웃음). 그리고 망가지는 것, 내려놓는 것 보여드렸더니 더 편하게 봐주시는 것 같기도 하다.

    - 남은 올해, 내년 계획은 어떤지 궁금하다.

    남은 올해 소처럼 일하고 싶다. 예전에는 일하는 게 무서울 때가 있었다. 사람에 치이고 그랬는데 이제는 편해졌다. 바쁘게 일하고 싶고 제가 조금 더 자리 잡을 때까지 열심히 일하고 싶다. 몇 편의 '인생작'을 더 만나고 싶다.

    내년에는 많은 욕심도 없다. 계속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작품하고 싶다. 그게 쉽지 않은 걸 알지만, 그래도 좋은 대본, 좋은 작품 만나서 좋은 연기 보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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