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헌→한성숙, 수장 바뀐 네이버 “다음 목표는 ‘기술 플랫폼’”

    한성숙 네이버 대표 내정자가 22일 오후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비즈니스 파트너 행사 ‘네이버 커텍트 2017’에서 ‘기술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용희 인턴기자
    한성숙 네이버 대표 내정자가 22일 오후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비즈니스 파트너 행사 ‘네이버 커텍트 2017’에서 ‘기술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용희 인턴기자

    한성숙 네이버 대표 내정자(서비스총괄 부사장)가 네이버를 기술 플랫폼으로 변화·발전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한 부사장은 22일 오후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비즈니스 파트너 행사 ‘네이버 커텍트 2017’에서 키노트 연설을 맡아 네이버의 비전을 소개했다. 그는 “2017년 네이버는 기술 플랫폼으로 변화·발전하고자 한다”며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창업이나 콘텐츠 창작 등 일상의 친숙한 도구로 바꿔내는 것이 네이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한 부사장은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5000억 원의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5000억 원 투자는 네이버가 지난 5년간 국내에 투자한 금액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그는 “투자 중 1000억 원을 할애해 스몰비즈니스의 창업과 성장, 건강한 창작 생태계 조성과 창작자의 글로벌 진출에 각각 500억 원씩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한 부사장은 이어 “기술을 기반으로 여러분들이 쉽게 창업하고, 또 의미 있는 성장을 하는 동시에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스몰비즈니스와 창작자를 위해 더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겠다”고 전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왼쪽)와 한성숙 대표 내정자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남용희 인턴기자
    김상헌 네이버 대표(왼쪽)와 한성숙 대표 내정자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남용희 인턴기자

    이날 한 부사장은 ‘프로젝트 꽃’의 성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지난 4월 발표한 ‘프로젝트 꽃’은 소상공인 창작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네이버는 ‘프로젝트 꽃’을 통해 연말 1만1000명의 신규 창업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한 부사장은 “1억 원 이상의 연매출을 올린 쇼핑 분야 창업자가 5500여명에 달한다”며 “네이버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창작자 수는 1월(1만6000명)에 비해 1.5배 성장한 2만4000명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날 한 부사장보다 먼저 단상에 오른 김 대표는 “네이버가 또 한 번 도약하기 위해 기술과 글로벌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발전해나갈 계획”이라며 “네이버의 쉽지 않은 도전에 기대와 격려, 그리고 따끔한 질책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또 네이버 대표로 보낸 지난 8년에 대해 “네이버, 파트너, 본인 모두가 성장한 뿌듯한 시간이었다는 소회를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한 부사장을 ‘준비된 대표’라고 소개했다. “(한 부사장이) 지난 2년간 사실상 네이버를 총괄하며 엄청난 성과를 보여줬다”는 말과 함께 “앞으로도 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한 부사장이 당부해야 할 점에 대해서는 “대표가 된다면 철학과 소신, 원칙 등 가치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원칙에 따른 결정, 즉 외로운 결정을 내릴 때 이런 가치관에 따라 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오른쪽)가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한성숙 대표 내정자를 바라보고 있다. /남용희 인턴기자
    김상헌 네이버 대표(오른쪽)가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한성숙 대표 내정자를 바라보고 있다. /남용희 인턴기자

    김 대표는 끝으로 “네이버에 있는 동안 개인으로서 매우 기뻤고, 자랑스러운 부분도 있다. 한국 최고 기업의 대표도 했으니 말이다”며 “어려운 일도 많았던 것 같은데, 굉장한 성과를 내고 있는 시기에 (대표직을) 그만할 수 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 부사장은 지난달 20일 네이버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차기 대표로 내정됐다. 한 부사장은 인터넷 산업 초창기부터 오랫동안 업계에 몸담아 온 전문가로, 숙명여대를 나와 엠파스 검색사업본부장 등 IT업계에서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쌓은 인물이다. 네이버에는 지난 2007년 합류했다.

    한 부사장은 내년 3월 열리는 주주총회의 승인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차기 대표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지난 2009년 4월 네이버 대표로 취임한 김 대표는 내년 3월 임기까지 업무 인수인계를 하고 이후에는 경영자문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