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F인터뷰 '판도라' 김남길 ②]

    트레이닝복을 입어도 멋을 부릴줄 아는 배우 김남길. 김남길은 자신만의 '추리닝부심'을 뽐냈다. /NEW 제공
    트레이닝복을 입어도 멋을 부릴줄 아는 배우 김남길. 김남길은 자신만의 '추리닝부심'을 뽐냈다. /NEW 제공

    <[TF인터뷰 '판도라' 김남길 ①] "'칸의 여왕' 전도연도 엄지 척">에서 이어집니다.

    영화 '강철중: 공공의 적 1-1' '모던보이' '미인도' '핸드폰' '무뢰한'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드라마 '선덕여왕' '나쁜남자' '상어' 등 배우 김남길(36)은 그동안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을 많이 해왔던 게 사실이다. 지난 7일 개봉된 영화 '판도라'(감독 박정우·제작 CAC)는 김남길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김남길은 인터뷰 내내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았다. 평소 알고 있던 김남길의 모습이 제대로 드러났다. 그만큼 영화에서도 자신을 드러내려고 노력했다.

    -영화 속 재혁과 비슷한 부분이 있나?

    투덜거리는 부분이 저랑 비슷하죠.(웃음) 음, 다른 말로는 철없는 모습?(웃음) 의협심 빼고는 다 비슷해요.(웃음) 일(1)자 '추리닝'을 입고 나오는데 제꺼에요. 저는 겨울 추리닝도 편하면 여름에 입어요. 아! 추리닝은 대충 입어도 된다는 편견이 있는데 추리닝 자체도 좋은 패션이 되죠. '해적' 때보다 '판도라'에 저와 가까운 모습이 나오는데, 저는 추리닝을 간지나게 입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추리닝은 트레이닝복으로 순화해야하지만 김남길 배우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추리닝'으로 표기, '간지(感じ, 칸지)' 역시 '멋'으로 바꾸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캐스팅 전에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공부했다고 들었다.

    감독님 작업실과 집이 가까워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아마겟돈'이 생각나기도 했는데 브루스 윌리스와 재혁은 다르잖아요. 재난을 다룬 영화라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다른 영화라는 생각에 참고할만한 캐릭터가 없더라고요. 우리나라 재난영화들과도 다르고요. 그래서 좀 '김남길스러워지자'고 생각했어요. 제 평상시 모습들을 찍어두고 그걸 보고 참고했죠. 메이킹필름 제작 팀이 촬영한 모습도 봤고요. 제 모습을 모니터링한 셈이죠. 사투리 역시 공부했고요.

    -사투리가 어색하지 않았다.

    (웃음)경상도마다 사투리가 다 다르더라고요. 억양이 조금씩 다르다고 하는데, 동시녹음팀에 누구는 악센트를 뒤에 두라고 하고, 조명팀 누구는 자기가 본토 사람이라면서 앞에 두라고 하고.(웃음) 진해 출신 사투리 선생님이 계셨는데 다 맞다고 하더라고요. 사람마다 다르니, 완벽하게 할 수는 없는거라고요. 그래서 정서적으로만 가져가자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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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작? 벌써 그러면 안됩니다!" 배우 김남길은 "아직 보여줄 게 많이 남았다"며 인생작이라는 평가에 대해 거부 의사(?)를 확실히 했다. /NEW 제공

    -인생작이 될거라는 평가는 마음에 드나?

    벌써 그러면 안됩니다! 인생작 다음은 내리막길이잖아요.(웃음) 아직 멀었습니다. 잘 봤다는 얘기는 감사하지만 인생작이라뇨. 아직 멀었죠.

    -연인으로 출연한 김주현은 어땠나? 박정우 감독이 영화가 끝나면 '김남길과 김주현은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말씀 부담스럽고요.(웃음) 물론 말씀은 감사하죠. 힘들게 촬영했기 때문에 그러시는 것 같아요. 감사하죠. (김)주현이의 경우 감독님이 정말 고집했던 배우였어요. 경상도 출신 배우도 많은데 감독님이 어떤 부분을 보고 '김주현이다'라고 했다고 들었어요. 고집한만큼 증명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것 같아요. 주현이는 감성적으로 연기를 끌어내는 게 있더라고요. 전화통화 장면 때 실제로 통화도 했는데, 감정이 살아있었죠. (김)대명이도 동갑이라 편했어요. 공통적인 요소가 있다보니까 주현이나 대명이, 동네 친구들이 모였을 때 합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편하기도 했고요.

    -정말 출연 배우들 모두 연기가 좋았다. 특히 마지막 간호사 오예설도 눈길을 끌었다.

    신인이라 걱정했는데 기본적으로 센스가 좋더라고요. 연기도 매우 자연스러웠고요.

    -그동안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가장 애착이 가는 배역이 있다면?

    저는 매번 한계에 부딪쳐요. 육체적으로는 '해적'이 힘들었다면, '판도라'는 정신적으로 몇배는 더 힘들다고 느꼈죠. '무뢰한'의 정재곤이 가장 마음 아픈 캐릭터이긴 하죠. 재혁이는 불쌍했어요. 어느 한 캐릭터를 꼽으라고 하면 다른 캐릭터들한테 미안하죠. 모든 캐릭터가 다 저니까요. 그래도 항상, 배우가 보이지 않는 캐릭터이고 싶어요. '김남길'이 아닌 '인물'이 보이는 배우이고 싶어요. 저한테 도시적이고 차가운 캐릭터라고 각인돼 있긴 하지만 다른 모습을 보일 때가 된 것 같아요. '김남길'이라는 모습이 지워지더라도, 캐릭터로 보여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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