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F인터뷰] '대립군' 이정재

    '이번 '대립군' 유행어는?' 작품마다 유행어를 낳는 이정재가 '대립군'에서 유행어로 \
    '이번 '대립군' 유행어는?' 작품마다 유행어를 낳는 이정재가 '대립군'에서 유행어로 "여기 호랑이가 우글거립니다"로 예상했다. /폭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코리아 제공

    "중구형, 거 장난이 심한 거 아니오!" "관상가 양반 말해보게.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어떻게 저를 의심하실 수 있습니까?" 영화 '신세계'와 '관상' '암살'에서 등장한 배우 이정재(44)의 대사들이다.

    그만큼 임팩트가 강한 역할과 대사였기에 금세 유행어가 됐다. 이정재의 기사에는 유행어를 패러디한 댓글 수십, 수백개가 달린다. 이정재는 이를 어떻게 생각할까?

    5월 31일 개봉된 영화 '대립군'(감독 정윤철·제작 리얼라이즈 픽쳐스·폭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코리아·베르디미디어)에서 있는 자들의 군역을 대신 치르는 대립군 수장 토우 역을 맡은 이정재를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카페에서 만났다. 이날 이정재는 "생각하지 못한 대사가 유행어가 되기도 하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거 장난이 심한거 아니오'는 의외였죠. '왕이 될 상인가'는 영화 '관상'의 주된 내용과 가까운 대사여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되게 예상치 못했던 대사들을 끄집어 내니까요. '대립군'에서는 '여기 호랑이가 우글거립니다' 정도가 될까요? 유행어는 제가 만드는 게 아니라 잘 모르겠네요. 처음에는 되게 어색했지만 많이들 재미있어 하시니까 저도 즐겁죠."

    다음은 매 작품마다 유행어 하나쯤은 배출하는 이정재와 나눈 일문일답.

    '대립군'에서 고생을 많이 한 이정재는 기억에 남는 고생으로 계곡신을 꼽았다. 이정재는 \
    '대립군'에서 고생을 많이 한 이정재는 기억에 남는 고생으로 계곡신을 꼽았다. 이정재는 "추우면 컨트롤이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폭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코리아 제공

    -정말 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다.

    고생이야 많았죠. 매일 새벽 5시에서 6시 사이에 모여서 촬영을 하면 오후 7시에 끝나면 저녁 먹고 다음날 또 만나니 친해지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어요. 전우애도 생기더라고요.(웃음)

    -기억에 남는 고생이 있다면?

    계곡에 들어가는 장면에서 너무 추웠어요. 추우면 몸이나 마음의 컨트롤이 힘들죠. 그러면 원하는 연기가 나오지 않고, 빨리 끝내고 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은연 중에 들거든요. 상반신 노출은 부담이 없었어요. 토우스러운 몸을 만들고 촬영을 했으니까요. 평상시에는 운동을 잘 하지는 않아요. 작품 한 두달 전에 다이어트를 하죠. '빅매치' 때는 78㎏까지 불리기도 했고요. 평상시에는 편하게 있는 편이죠. '대립군' 두 달 전부터는 토우에게 적합한 몸을 만들었어요. 이게 '300' 같은 영화가 아니니까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느낌이 어땠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나리오였는데 이해가 빨리 되더라고요. 이상하게 제 주변에 있는 얘기 같기도 했고요. 인물들 표현을 잘하신 것 같아요.

    -산이 많이 나오는데 '레버넌트'처럼 멋진 장면이 많았다.

    '레버넌트'처럼 찍고 싶었던 장면도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수려한 풍광의 장소가 많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도술산'이라는 곳이 인상적이었어요. 1년 중 반은 바람과 안개가 있는 곳이었는데 갔을 때도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있어 멋있었죠.

    -왜 대립군이 됐는지에 대한 설명 등 등장인물들의 전사(前史)가 별로 업어 아쉽기도 했다.

    대사에 한 번 나오죠. 전방 지역에 자꾸 여진족이 국경을 넘어와 식량을 뺏어가고 불도 지르고 하니까 마을 사람들이 도망을 간거죠. 국경을 지키는 사람들이 없으니 남쪽에 있는 서민들을 북쪽 지역으로 강제 이주를 시켰고 그렇게 지시한 게 선조였다고 하더라고요. 역사적 사실인데, 막상 거기에 가니 먹고 살 길이 막막하니 대입군이 됐다는 설정이었죠. 감독님은 그 정도 설명이면 되지 않겠냐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대립군 개개인의 전사를 보여주기에는 광해의 성장담과 대립군들이 광해에서 느낀 진정한 리더상을 보고 대립군들의 마음이 변해가는 과정이 더 중요했으니까요.

    -여진구와 호흡은 어땠나?

    너무 좋았죠. 좋은 작품에서 좋은 배우들과 작업을 많이 해서 그런지 경험치가 남다르더라고요. 연기를 잘하는 친구가 경험치까지 겸비하다보니 아주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여진구가 스물 한 살인데, 제 스물 한 살 때와 비교하면 조언해줄 게 없더라고요. 커다란 장점이 있는 친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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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족합니다." 이정재는 '대립군'에 대해 "내용 전달이 중요한 영화기이 때문에 충분히 잘 표현된 것 같아 만족한다"고 털어놨다. /폭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코리아 제공

    -완성된 작품을 본 만족감은?

    꽤 만족합니다. 내용 전달이 중요한 영화이기 때문에 내용 전달 면에서 충분히 잘 표현된 것 같아요. 이야기 진행 과정이 잘 녹아들었죠.

    -얼마 전 아티스트 컴퍼니 창립 1주년 화보가 화제가 됐다.

    그냥 지나가기 좀 서운하고 그래서 '함께 하는 작업'을 해보자는 게 내부적인 의미였고, 외적으로는 '저희가 이렇게 식구가 됐습니다'라고 알리고 싶었던 것도 있었어요. 되게 재미있었죠. 결과물도 잘 나온 것 같고요. 사실 저희는 회사라는 개념보다는 모임에 더 가깝죠. 매니지먼트로 크게 성공한 회사는 사실 거의 없어요. 크게 성공하는 회사는 음반제작사들이죠. 그렇다면 왜 이런 사업을 하느냐? 그래서 저희는 사업이라는 개념보다는 활동하면서 지향하는 바가 같고 좋은 성격이라고 느꼈던 지인들이 모여 함께하는 그런 개념의 모임이죠. 제 니사리오를 다른 사람이 읽었을 때 다른 사람의 관점은 어떤지 도움을 받는 거죠. '대립군' 이후에 결정한 작품이 '도청'인데 주변 분들이 읽어보고 재미있어 하시더라고요.

    -예능 출연 계획은 없나?

    어떻게 하다보니 예능 출연이 없긴 한데, 좋아는 합니다. 얼마전 '윤식당'도 봤고 '맛있는 녀석들'도 가끔 봅니다. 특히 '어쩌다 어른'은 참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

    -'대립군'의 장점을 꼽자면?

    차별성은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저희가 얘기하고자 하는 내용과 주제가 확실하니까요. 다른 영화들과 차별성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대는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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