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F프리즘] 논란의 판정패! 추성훈은 정말 졌을까?

    추성훈, 논란의 판정패! 추성훈이 지난 28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서울' 미나와 맞대결에서 3라운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판정패해 논란이 되고 있다. / 이덕인 기자
    추성훈, 논란의 판정패! 추성훈이 지난 28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서울' 미나와 맞대결에서 3라운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판정패해 논란이 되고 있다. / 이덕인 기자


    '억울한 패배? vs 정당한 결과?'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사랑이 아빠'가 무너졌다. 추성훈(40·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이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져 연승에 실패했다. 다운을 빼앗기고 다시 일어나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는가 싶었으나 아쉽게 무산됐다. 과연 추성훈은 정말 졌을까.

    추성훈이 3라운드 1-2로 판정패한 경기는 28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벌어진 'UFC 파이트 나이트 서울' 웰터급 매치로 알베르토 미나(33·브라질)와 맞대결을 펼쳤다. 채점 결과를 보면 추성훈은 1라운드, 2라운드(라운드 당 9-10, 두 표씩) 모두 1-2로 밀렸고, 3라운드에서 전원일치 우세를 받았으나 결과를 뒤바꾸진 못했다.

    '사랑이 아빠'를 응원하는 국내 팬들 처지에선 분명 아쉬운 결과였다. 추성훈은 2라운드에서 미나의 파상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 KO패 직전까지 갔으나 불굴의 투지로 다시 일어났다. 그리고 3라운드에서 강력한 로킥과 오른손 펀치로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타격전에서 힘을 잃은 미나는 옥타곤에 스스로 누워 그라운드 싸움을 원하는 등 사실상 경기를 포기한 듯한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미나의 손을 들어줬다.

    팬들은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 순간 경기장은 야유 소리로 넘쳐났고, 중계진 역시 아쉬운 반응을 보였다. UFC 장내 아나운서도 승리를 거둔 미나와 인터뷰에서 "팬들이 경기 결과에 승복을 못하고 있다.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네티즌들 역시 뿔났다. 경기 후 '추성훈 멋진 경기를 했다. 결과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판정이 잘못됐다', '공정치 못한 판정', '편파판정이다', '짜증 난다'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아쉬운 결과! 추성훈과 미나의 채점표가 공개된 가운데 1라운드 점수가 승패를 갈랐다. / UFC 제공
    아쉬운 결과! 추성훈과 미나의 채점표가 공개된 가운데 1라운드 점수가 승패를 갈랐다. / UFC 제공

    그렇다면 당시 현장 해설을 맡았던 김대환 UFC 해설위원은 경기 결과를 어떻게 봤을까. 김 위원은 30일 <더팩트>와 전화 인터뷰에서 "분명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판정에 대해선 결과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위원은 "북미 언론을 봐도 미나가 이긴 경기였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UFC는 라운드별로 점수를 매긴다. 2라운드가 미나의 경기였다면 3라운드는 추성훈이 우세했다. 그렇다면 1라운드 결과가 중요한데, 대체로 치열했다. 추성훈이 저돌적으로 타격에 집중했다면, 미나는 밖으로 돌면서 기회를 노렸다. 결국 심판진의 마음은 라운드 막판 테이크 다운을 뺏은 미나 쪽으로 기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UFC에선 10-8 점수에 인색하다. 테이크 다운에 성공해 5분 내내 파운딩을 쏟아도 10-9 점수가 많이 나온다. 분명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며 "2라운드 점수를 보면 추성훈이 KO패 직전까지 갔으나 미나 역시 10-9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면서 "냉정하게 보면 아쉽지만, 추성훈이 결과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은 "최근 추성훈이 많은 경기를 뛰지 않았다. 분명 전성기는 지났으나 선수로서 가치는 충분하다. 격투기에서 1등이 아니면 안된다는 인식이 많은데 이건 아닌 것 같다. 홈런을 치는 선수가 있다면 도루를 잘하는 선수도 있다"면서 "추성훈은 매번 화끈하고 재미있는 경기를 한다. 이 정도 카리스마를 지닌 선수라면 앞으로 UFC 무대에 계속설 수 있을 것이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결국 추성훈의 판정패는 라운드별 채점의 합산 방식과 웬만해선 2점차 우세를 인정하지 않는 UFC 채점 관행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쉽지만 추성훈의 투혼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듯하다.

    sungro51@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