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망결론' 조희팔, 미스터리 다 풀렸나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은 과연 사망했을까. 유사수신 사기로 7만 명에게 약 5조 원 대 피해를 주고 2008년 중국으로 밀항해 생사가 불분명했던 조희팔에 대해 검찰은 28일 최종 '사망'으로 결론 내렸다. 한 시민이 검찰의 조희팔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이철영 기자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은 과연 사망했을까. 유사수신 사기로 7만 명에게 약 5조 원 대 피해를 주고 2008년 중국으로 밀항해 생사가 불분명했던 조희팔에 대해 검찰은 28일 최종 '사망'으로 결론 내렸다. 한 시민이 검찰의 조희팔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이철영 기자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은 과연 사망했을까. 유사수신 사기로 7만 명에게 약 5조 원 대 피해를 주고 2008년 12월 중국으로 밀항해 생사가 불분명했던 조희팔에 대해 검찰은 28일 7년 만에 최종 '사망'으로 결론 내렸다.

    대구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주필)는 28일 오후 조희팔 사건에 대한 재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은 조 씨를 최종 사망으로 결론 내리며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

    조 씨는 2008년 중국 밀항에 성공한 뒤 종적을 감췄다. 그러나 조 씨의 이름이 다시 거론된 것은 뜻밖에도 그의 사망소식이었다. 조 씨는 2011년 11월 18일 중국 산둥성 위해시 소재 호텔에서 쓰러져 다음 날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한 돌연사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경찰은 인터폴과 공조수사 등에 근거해 조 씨가 중국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장하는 바람에 조 씨 유전자 검사를 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경찰의 발표에도 조 씨의 사망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산했다. 당시 조 씨 시신이나 DNA를 통해 사망 사실이 100% 확인되지 않은 데다 목격설도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 씨 유족은 현지에서 장례식을 치르고 유골을 국내로 들여와 경북 한 공원묘지에 안치했고, 사망 근거를 남기기 위해 장례 절차를 동영상으로 찍었다. 유족들의 이런 행동은 그의 죽음을 더욱 미스터리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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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원 대구지검 1차장 검사는 "사망 상시 장례식, 화장장 등에 참석한 조희팔의 가족과 지인 14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일관되기 조 씨가 사망했다고 진술했다"며 "조 씨 치료를 담당했던 중국인 의사도 조 씨가 사망한 것이 맞다고 확인해줬다"고 설명했다. /KBS 방송 화면 갈무리

    그러나 그의 죽음마저도 사기라는 '위장 사망' 의혹이 불거졌다.

    논란이 끊이지 않자 검찰은 2014년 7월 조 씨 사기범죄 재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정·관계 두둔세력은 물론 조 씨 생사를 가리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행적을 추적했다.

    그러던 중 조 씨의 최측근 강태용이 도피 7년 만에 중국 공안에 검거됐다. 강 씨의 검거 소식이 전해지자 조 씨의 집사 역할을 했던 조카 유 모 씨가 돌연 음독자살했다. 유 씨는 강 씨와 함께 조 씨의 사망을 확인해 줄 핵심 인물이었다.

    이처럼 유 씨가 돌연 사망하자 조 씨의 죽음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또 일었다. 조 씨의 사망을 둘러싸고 의혹과 논란을 거듭했고, 검찰은 2년간 재수사한 끝에 최종 사망으로 결론 내렸다.

    김주원 대구지검 1차장 검사는 "사망 상시 장례식, 화장장 등에 참석한 조희팔의 가족과 지인 14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일관되기 조 씨가 사망했다고 진술했다"며 "조 씨 치료를 담당했던 중국인 의사도 조 씨가 사망한 것이 맞다고 확인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씨 사망을 목격했다는 2명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 이 진술은 진실인 것으로 회신 됐다"며 "조 씨 사망 직후 채취했다며 제출된 모발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조 씨 장례식 영상 등도 모두 조 씨 사망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수사 결과 발표에도 계속해서 제기될 의혹을 예감한 듯 조 씨와 관련한 의혹도 모두 확인했다고 했다.

    검찰은 "언론에서 제기된 조 씨 생존 여부에 대한 의혹도 모두 확인해봤으나 조 씨 생존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다만 화장된 조 씨 유골에 대한 유전자 검사는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검찰은 재수사로 사기 사건에 연루된 조 씨의 아들과 측근 등 71명을 기소하고 5명을 기소 중지했다. 또 사건과 관련해 검찰, 경찰 관계자 8명이 처벌을 받았다.

    cuba2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