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방송대상] 3사 아나운서 신경전부터 파트너 불만까지, ★ 말말말

    한국방송대상을 빛낸 얼굴들. 제43회 한국방송대상이 2일 오후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한국방송대상 생중계 캡처
    한국방송대상을 빛낸 얼굴들. 제43회 한국방송대상이 2일 오후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한국방송대상 생중계 캡처

    한국방송대상을 '말로' 빛낸 스타들

    제43회 한국방송대상이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대상의 영예는 SBS 보도국의 몫이었고, 인기리에 방송된 KBS '태양의 후예'부터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등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과 방송인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런 가운데 이번 시상식에서는 수상 소감은 물론 시상자로 나선 이들의 만담, 진행자들의 재치가 빛을 발했다. 시상식을 더 빛나게 한 스타들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모아봤다.

    진행을 맡은 이성배 이현주 최기환. 이날 시상식은 MBC 이성배, KBS 이현주, SBS 최기환 아나운서(왼쪽부터)가 진행을 맡았다. /한국방송대상 생중계 캡처
    진행을 맡은 이성배 이현주 최기환. 이날 시상식은 MBC 이성배, KBS 이현주, SBS 최기환 아나운서(왼쪽부터)가 진행을 맡았다. /한국방송대상 생중계 캡처

    ◆ 방송 3사 아나운서들의 설전

    이날 시상식의 진행자는 방송 3사의 아나운서 이성배(MBC) 이현주(KBS) 최기환(SBS)이었다. 이현주는 시상식의 중계를 KBS가 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랑스러워했고, 이성배와 최기환은 "우리가 남의 방송사에 와있다" "지금 KBS 화면에 나오는 거 아니냐"고 경계하며 오프닝 인사를 했다.

    거미의 KBS '태양의 후예' OST 무대가 끝나자 이성배는 "이 노래 때문에 많이 울었다. 이걸 MBC에서 방송했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기환은 "마찬가지다. 사과할까요, 다음 부문 시상할까요?"라며 '태양의 후예' 속 명대사를 패러디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1박 2일'이 예능버라이어티 부문 작품상을 받자 아나운서들은 자신의 방송국 프로그램 '복면가왕'과 '런닝맨'을 어필하며 자존심을 겨뤘다. 이때 이성배는 '복면가왕'에 출연했을 당시 불렀던 '지금 이 순간'을 진지하게 열창해 나머지 두 아나운서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시상에 나선 육중완-황석정. 장미여관 육중완(왼쪽)과 배우 황석정은 서로를 디스(?)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한국방송대상 생중계 캡처
    시상에 나선 육중완-황석정. 장미여관 육중완(왼쪽)과 배우 황석정은 서로를 디스(?)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한국방송대상 생중계 캡처

    ◆ "육중완 씨, 몸이 육중해졌어요"

    밴드 장미여관 육중완과 배우 황석정은 보도 부문 작품상을 시상자로 호흡을 맞췄다. 평소 유쾌한 성격의 두 사람은 하이파이브를 하며 등장했고 자연스럽게 만담을 펼쳤다.

    육중완은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황석정에게 "'나 혼자 산다'에서 여자 육중완 같은 장면만 보다가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시다니, 조만간 멜로를 찍을 것 같다"고 칭찬인 듯 디스인 듯 모호한 말을 건넸다.

    이에 황석정은 "내가 그 닉네임(여자 육중완)에서 탈출하려고 애쓰고 있다"며 "육중완 씨는 신혼이라 그런지 얼굴에 기름도 끼고 몸도 편안해지신 건지 육중해졌다"고 맞받아쳐 폭소를 불렀다.

    '마리텔' 박진경 PD.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연예오락 부문 작품상을 받았다. 박진경 PD는 팀을 대표해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국방송대상 생중계 캡처
    '마리텔' 박진경 PD.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연예오락 부문 작품상을 받았다. 박진경 PD는 팀을 대표해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국방송대상 생중계 캡처

    ◆ "감동은 없지만 웃음은 있습니다"

    연예오락 부문 작품상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의 몫이었다. '마리텔'의 박진경 PD가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올랐고, 그는 녹화 준비로 바쁜 스태프를 대표해 소감을 밝혔다.

    박진경 PD는 "연예오락에서 가장 중요한 건 웃음"이라며 "사실 '마리텔'에서 감동은 한두 번 나올까 말까다. 우리는 웃음만 생각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웃음 두 글자만 생각하고 방송 만들어라는 의미로 알겠다. 방송 준비로 못 온 스태프에게 영광을 돌리겠다"고 소감을 마무리 지어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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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우리만 남남 커플…". 배우 조재현과 관계자는 시상 파트너가 남자라는 사실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방송대상 생중계 캡처

    ◆ "왜 우리만 파트너가 남자인가요?"

    배우 조재현은 한국방송대상 관계자와 시상자로 함께하게 됐다. 그는 마이크 앞에 서자마자 "앞에 분들은 모두 여성 파트너와 함께했는데 우리만 남남 커플이라 표정이 어둡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관계자는 "왜 (주최 측은) 나만 차별하는가"라고 맞받아쳤고,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실망감을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관계자는 방송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히 이어갔고 조재현은 "드레스 입은 여성이 옆에 있었으면 똑바로 못 하셨을 텐데 내가 옆에 있어서 잘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는 남남 케미로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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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팀ㅣ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