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F연예단톡방] 다채로운 음원차트의 변화, 과거와 다른 점은?

    [TF연예단톡방]은 <더팩트> 연예팀 기자들이 모여 한 주를 정리하면서 '연예계 핫이슈'에 대한 나름의 시선과 분석을 여과없이 보여주고자 만들어진 코너입니다. 매주 화제를 일으킨 '핫이슈'에 대한 연예기자들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단톡방 참여=강일홍·권혁기·김민지·김경민·윤소희 기자·강수지 인턴기자]

    [더팩트ㅣ정리=윤소희 기자]

    강일홍 - 가을 시즌에 맞춰 많은 가수, 그룹들이 컴백하거나 데뷔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전 음원차트와는 사뭇 다른 점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죠. 아이돌 일변도에서 다양한 장르가 팬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요?

    권혁기 - 네 맞습니다. 14일 오전 기준 멜론 실시간 1위는 크러쉬의 신보 '어떻게 지내'입니다. 2위는 다비치 '내 옆에 그대인걸'이고요. 3위 방탄소년단 '피 땀 눈물', 4위 볼빨간사춘기 '우주를 줄게', 7위 젝스키스 '세 단어'가 눈길을 끕니다.

    윤소희 - 같은 시간대 벅스 차트에는 다비치와 크러쉬의 신보가 가득합니다. 볼빨간사춘기와 방탄소년단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고요. 지니, 네이버뮤직, 엠넷뮤직 차트도 대부분 비슷합니다.

    김경민 - 특히 볼빨간사춘기는 아직 생소해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음악 팬들 사이에선 음원퀸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입소문을 타고 차트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윤소희 - '우주를 줄게'는 3주째 주간 차트 1위를 유지하고 있어요. 박효신과 임창정을 제친 결과라 더욱 놀랍습니다.

    김경민 - 일부 마니아층 팬덤은 있었지만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출연을 계기로 엄청난 호응을 얻고 있죠.

    강일홍 - 볼빨간사춘기의 '나만 안되는 연애'도 차트 상위권에 있다고 하니 대중들의 귀를 파고든 것은 확실하군요.

    김민지 - 발라드 강세도 눈에 띕니다. 한동근 임창정 등 발라드 가수들은 순위를 장기 집권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각각 지난 8월과 지난달 발표한 곡이 여전히 차트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죠. 특히 한동근은 2년 전 발표한 노래가 역주행하는 놀라운 현상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야말로 노래의 힘입니다.

    다채로운 음원차트를 만든 주역들. 볼빨간사춘기(왼쪽)와 헤이즈는 각각 좋은 음악으로 음원차트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쇼파르뮤직 제공, 헤이즈 인스타그램
    다채로운 음원차트를 만든 주역들. 볼빨간사춘기(왼쪽)와 헤이즈는 각각 좋은 음악으로 음원차트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쇼파르뮤직 제공, 헤이즈 인스타그램

    윤소희 - 헤이즈 역시 역주행의 주인공인데요. 지난 4월 발매된 싱글 '돌아오지 마'는 꾸준히 차트 안에 제목을 올리고 있다가 최근 10위권을 유지하고 있어요. 많은 누리꾼이 헤이즈의 역주행 원인을 분석했지만 예능에 나온 것도, 음악 방송활동을 한 것도 아니라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역시 노래가 좋기 때문이겠죠?

    김경민 - 인기 아이돌이 신곡을 발표할 때마다 음원 줄 세우기를 하곤 하지만 그래도 다채롭게 변화하는 음원 차트를 보며 팬들의 관심도가 다양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강수지 - 오디션 프로그램이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으면서 한동안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왔던 음원들이 큰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대중의 취향이 다변화되면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음원 차트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권혁기 - 최근 댄스부터 발라드 힙합 록까지 다양한 음악 장르를 콘셉트로 한 음악 페스티벌 역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곳에 가수가 출연해 음악으로 입소문을 타면 많은 이들이 해당 곡을 찾고, 이는 곧 음원 차트 순위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김민지 - 음원 차트는 단순히 인기만으로 오를 수 없습니다. 차트 자체가 수많은 대중이 노래를 듣는 빈도를 나타내는 지표이기에 가수 개인의 인지도나 인기만큼이나 곡 자체의 인기도 중요합니다. 홍보 없이 음원 차트를 점령한 인디밴드 볼빨간 사춘기나 스탠딩 에그, 방송 출연 없이 상위권을 유지하는 임창정 박효신이 그 예입니다.

    김경민 - 한번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르면 직접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음악 재생 어플에서 자연스럽게 가수와 그 곡을 접하게 되면서 파급 효과가 지속될 수 있습니다.

    아이돌부터 인디까지. 최근 음원 차트에는 아이돌 음악부터 인디, 역주행송까지 다채로운 노래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14일 기준) /멜론 벅스 지니 네이버뮤직 차트 캡처
    아이돌부터 인디까지. 최근 음원 차트에는 아이돌 음악부터 인디, 역주행송까지 다채로운 노래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14일 기준) /멜론 벅스 지니 네이버뮤직 차트 캡처

    강수지 - 2000년대 후반부터 아이돌 그룹이 강세를 보이면서 한동안 음원 차트는 아이돌 그룹이 줄을 세우기 일쑤였습니다. 가수 연예 기획사도 새로운 아이돌을 찾기에 혈안인 편이었고요.

    윤소희 - 또 스마트폰 음원 스트리밍을 하는 대중이 많아진 것도 차트의 대중성에 한몫했습니다.

    강일홍 - 맞습니다.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 음원 불법 다운로드가 근절되면서 음원 사이트 유료 이용이 일상화됐죠.

    윤소희 - 과거에는 아이돌 팬덤이 음원 차트를 좌지우지하기 쉬웠지만 지금은 대중의 힘이 더 강력해져 있습니다. 팬덤에서 스트리밍 총공을 펼쳐도 새벽 정도에만 순위 상승을 맛볼 수 있죠. 물론 아이돌의 노래가 상위권에 있다고 해서 이게 온전히 팬들의 힘인 것만은 아니지만요.

    강수지 - 음원 스트리밍 이용이 보편화 되면서 음원에서 강세를 보이는 아티스트에게 붙는 별명으로 '음원 깡패'라는 신조어도 생겨났습니다. 대중적 인지도를 떠나서 음악적 인기를 잣대로 붙여지는 별명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다고 생각됩니다. 대중이 음악을 듣기 위한 선곡을 할 때 음악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증거가 될 수 있겠네요.

    김민지 - 과거에는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취향에 따라 음악을 찾아 듣는 리스너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음원차트에도 신선한 변화를 주고 있죠. 이 긍정적인 차트 전쟁을 구경하는 것도 흥미로운 일입니다.

    강일홍 - 팬덤이 강한 아이돌 그룹의 경우 팬들이 일부러 음원을 사고 지속적으로 들으면서 차트에 줄을 세운다거나, 발매된 음반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일들이 왕왕 있긴 했지만 확실히 좋은 노래는 대중이 알아보는 법입니다. 다양한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고요. 왕년의 인기가 현재와 미래에까지 이어지라는 법은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실력이 뒷받침돼야 인기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가수들은 없다고 믿습니다.

    [연예팀ㅣ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