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년사로 본 이통 3사 올해 전략…

    국내 이동통신 3사를 이끄는 수장들이 전통적인 통신 사업은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고 인식, 신년사를 통해 일제히 신규 사업 강화를 주문했다. 사진은 박정호 SK텔레콤 신임 사장(왼쪽부터),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제공
    국내 이동통신 3사를 이끄는 수장들이 전통적인 통신 사업은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고 인식, 신년사를 통해 일제히 신규 사업 강화를 주문했다. 사진은 박정호 SK텔레콤 신임 사장(왼쪽부터),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제공

    2017년 정유년에는 이동통신 업계에 '탈(脫) 통신'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수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탈 통신·신사업 발굴을 공통 화두로 꼽았다.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노력도 새해 주요 목표로 제시됐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알맞은 조직문화 조성을 통해 이동통신 업계 '1등 리더십'을 키워낸다는 계획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신임 사장이 2일 서울 SK텔레콤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 참석,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박정호 SK텔레콤 신임 사장이 2일 서울 SK텔레콤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 참석,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정보통신 산업, 새판 짜자!"

    올해부터 SK텔레콤의 새로운 수장이 된 박정호 신임 사장은 2일 신년사에서 "정보통신 산업의 새판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동통신 영역에서 철저하게 고객 관점으로 차별적인 서비스·상품을 제공하는 등 경쟁의 관점을 재정의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생존을 위한 변화를 주문했다.

    박 신임 사장은 사물인터넷(IoT), 커넥티드카, 에너지 관리 솔루션 등 신규 사업에 대해서는 "SK C&C, SK하이닉스 등 그룹 내 모든 ICT 역량을 총결집하겠다"며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M&A 전문가인 박 신임 사장은 앞서 SK그룹 주요 보직을 거치면서 2000년 신세기통신 인수를 맡았고 2012년 SK하이닉스 인수를 주도한 바 있다. 박 신임 사장은 "미디어와 스마트홈 분야에서는 과감한 투자와 다양한 사업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에서도 통하는 콘텐츠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박 신임 사장은 또 "그룹 관계사는 물론, 국내 업계 및 벤처·스타트업, 글로벌 톱 ICT 기업들과 건설적인 협력을 통해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ICT 새판 짜기를 주도하겠다"며 "글로벌 경쟁을 위한 다양한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각계각층과 장벽 없는 협력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창규 KT 회장이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KT 그룹 신년 결의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KT 제공
    황창규 KT 회장이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KT 그룹 신년 결의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KT 제공

    ◆ 황창규 KT 회장 "통신 벗어나 혁신기술 1등 기업 도전"

    이달 중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황창규 KT 회장은 'KT 그룹 신년 결의식'에서 "고정관념의 틀에서 벗어나 '혁신기술 1등 기업'에 도전하자"고 말했다. 이어 "통신 시장 1등이나 IPTV 1위 기업이라는 지엽적인 목표가 아닌 지능형 네트워크 기반의 플랫폼 회사, 미디어 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미디어 플랫폼 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또 "지금까지와 차원이 다른 목표를 정해야 한다"며 "미디어 소비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강력한 미디어 플랫폼 회사라면 KT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KT가 방송·콘텐츠 분야와 관련해 M&A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황 회장이 이처럼 미래 사업의 중요성을 재차 역설한 것에 대해 연임 의사를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 아니냐는 분석 나온다.

    우선 황 회장은 임직원에게 에너지·보안 등 각종 신사업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에너지, 보안 사업은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맞춘 서비스로 질적인 발전이 필요하다"며 "인증·결제 사업도 인증 방식의 다양화, 비대면 거래 증가 추세에 맞춰 변화와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란 뜻인 '자승자강'의 정신을 강조했다. /LG유플러스 제공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란 뜻인 '자승자강'의 정신을 강조했다. /LG유플러스 제공

    ◆ '자승자강 강조'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신사업, 반드시 1등"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역시 IoT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신사업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자승자강(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강한 사람)'의 정신을 강조하며 "기존 사업의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제고하는 동시에 신규 사업은 반드시 1등을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듯, 우리가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어 그 누구보다 강해진다면 경쟁사는 감히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며 "임직원 여러분 가슴 속에서 피어나는 1등 자신감이 곧 LG유플러스 전체로 확산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하는 일을 고객 가치 관점에서 냉철히 살펴보고 제대로 파악해 고객 가치와 무관한 것들은 모두 버려야 한다"며 "미래 먹거리가 될 새로운 성장 사업을 발굴해 그 사업이 남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1등의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동통신 3사를 이끄는 수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
    이동통신 3사를 이끄는 수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조직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팩트DB

    ◆ 또 다른 공통 화두, "조직문화 개선"

    이날 이동통신사 수장들은 하나같이 "조직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줄 것을 임직원에게 당부한 것으로, 조직문화 개선을 통해 업계 1등 DNA를 키워낸 뒤 이를 바탕으로 1위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박 신임 사장은 1등 리더십 양성을 강조했다. 그는 "'하면 된다'는 긍정의 힘이 모이면 아무리 어려운 도전도 성공할 수 있다"며 "넘치는 에너지와 열정을 4차 산업혁명 주도와 글로벌 경쟁에 쏟을 수 있도록 창의력이 최대화될 수 있는 기업문화 구축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혁신기술 1등 기업'에 도전하자"며 "흔들리지 않는 KT만의 기업문화 조성에 힘쓰자"고 당부했다. 황 회장은 "KT 그룹 구성원들의 소통, 협업, 임파워먼트, KT를 향한 열정과 자부심 등 지난 3년간 노력을 KT 고유의 기업문화로 완전히 체질화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 부회장은 '자승자강'의 정신과 함께 '조직문화 혁신'을 외치며 "경청과 배려를 바탕으로 한 인간 존중의 경영, 단단한 팀워크로 '아침에 눈 뜨면 달려가고 싶은 회사'를 다 함께 만들어가자"고 밝혔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