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제동이 KBS 심야시간대 뉴스 프로그램으로 낙점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KBS 공영노조가 반발했다. /MBC 제공

김제동이 KBS 뉴스 앵커를?…KBS 관계자 "뉴스 아닌 시사토크 프로그램"

KBS가 방송인 김제동을 KBS1 심야시간 뉴스프로그램 진행을 맡긴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KBS 공영노동조합은 이 같은 소식에 성명서를 내고 반발한 가운데, KBS 측은 "뉴스가 아닌 시사 토크쇼"라고 강조했다.

KBS 공영노동조합은 지난달 31일 '이제 KBS뉴스 앵커도 김제동 씨가 맡는다고?'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KBS에는 제1노조인 공영노조와 제2노조인 민주노총 언론노조 산하 KBS 새 노조가 설립돼 있다. 지난해 파업을 이끌었던 것은 KBS의 새 노조다.

공영노조는 성명서에서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좌 편향 인사들이 KBS의 주요 시사프로그램을 도맡아 방송하더니 이번에는 뉴스앵커에 개그맨 출신 방송인 김제동 씨를 기용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KBS의 한 관계자는 <더팩트>에 "김제동 씨가 하는 건 뉴스가 아니라 시사 토크쇼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사교양 PD들이 만드는 시사토크 프로램인데 와전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KBS는 KBS1 오후 10시부터 11시대에 PD들이 만드는 새로운 형태의 뉴스프로그램을 방송하기로 하고, 편성 문제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의 한 관계자는 "김제동은 뉴스가 아닌 시사토크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덕인 기자

KBS 내부에선 보도국의 반발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공영노조는 "이 뉴스프로그램의 제작도 PD들이 맡는다"며 제작 PD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기자들이 해온 뉴스 영역을 PD들이 침범한다는 데에 대한 경계심인 듯하다"며 "PD들은 뉴스가 아닌 시사프로그램이라고 주장한다지만, 기자들은 뉴스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했다.

공영노조는 "우려되는 것은 제작 주체 영역침범의 문제가 아니라 공정성과 객관성, 균형성의 문제, 또 편파성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노무현 정권 시절에도, KBS에서는 '시사 투나잇'이라는 타이틀로 PD들이 뉴스프로그램을 제작한 적 있다. 하지만 당시 해당 프로그램은 방송 내용보다는 잦은 편파 시비로 더 많이 알려졌다"고 말했다.

공영노조는 "시청자들이 주기적으로 KBS 앞에 찾아와 시위를 벌이고 있는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KBS가 공정 보도는커녕 좌편향성을 더 강화한다면, 그것은 전체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요, KBS를 몰락으로 이끄는 지름길일 뿐"이라며 "당장 '김제동 앵커 뉴스'를 멈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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