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직격' 대한민국 벤투호, 멕시코전 패배의 '득과 실'

    벤투호의 최강 공격 조합 손흥민(오른쪽)과 황의조가 15일 멕시코전 전반 선제골을 터뜨린 후 주먹을 맞대며 기뻐하고 있다./KFA제공
    벤투호의 최강 공격 조합 손흥민(오른쪽)과 황의조가 15일 멕시코전 전반 선제골을 터뜨린 후 주먹을 맞대며 기뻐하고 있다./KFA제공

    15일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한국-멕시코전, 황의조 권경원 골에도 2-3 패배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은 평가전이었다. 평가전의 목적이 향후 대회 목표 달성을 위한 전력 점검에 있다면 대한민국 벤투호는 어렵게 마련된 멕시코전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 A매치 500승 달성을 했다면 좋았겠지만 지긴했어도 공격에서 손흥민의 한층 성장된 모습과 황의조의 득점력, 이강인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반대로 상대 전방 압박에 대한 대처 부족과 빌드업 실패는 풀어야할 과제로 남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팀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15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슈타디온 비너노이슈타트에서 열린 멕시코와 친선경기에서 황의조의 선제골과 권경원의 만회골에도 불구하고 후반 3분 20여초 동안 무려 3골을 내주며 2-3으로 역전패했다. 한국은 17일 오스트리아 빈의 BSFZ 아레나에서 카타르와 유럽원정 두 번째 평가전을 치러 A매치 통산 500승에 다시 도전한다.

    벤투호는 올해 처음으로 가진 공식 A매치를 앞두고 6명의 선수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 악재 속에서 경기에 나섰다. 벤투 감독은 주전 골키퍼인 조현우를 비롯해 권창훈 이동준 황인범에 이어 김문환과 나상호까지 양성 판정을 받아 선수단 25명 가운데 가용 인원 19명으로 선발 명단을 꾸려야했다. 한마디로 정상적 전력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멕시코전 후반 만회골을 터뜨린 권경원의 슈팅 장면./KFA 제공
    멕시코전 후반 만회골을 터뜨린 권경원의 슈팅 장면./KFA 제공

    이에 따라 벤투호는 권경원, 정우영, 원두재가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양 측면에는 이주용과 김태환이 섰다. 중원은 주세종과 손준호가 지켰고, 손흥민과 이재성이 측면 공격을 맡았다. 최전방에는 황의조가 섰고, 골문은 구성윤이 지켰다.

    FIFA 랭킹 11위 강호인 멕시코는 경기 초반부터 거센 전방 압박으로 한국 수비진을 고전하게 했다. 한국은 특히 전방 압박에 취약한 모습을 보여왔는데 멕시코는 특유의 발빠른 몸놀림으로 한국 수비진을 괴롭혔다. 상대 전방 압박에 막혀 빌드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다 보니 여러 차례 위기를 자초했으며 후반 3분 20여초 동안 3실점하는 '참사'를 초래했다.

    한국은 전반 16분 빌드업 과정에서 공을 빼앗기면서 라울 히메네스에게 잇따른 슈팅을 내줬다. 골키퍼 구성윤의 선방이 없었다면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국의 희망적 부분은 역시 손흥민~황의조 공격 라인의 정교해진 득점력이었다. 전방 압박의 취약점은 최종 수비라인 뒷공간을 내준다는 점인데, 프리미어리그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인 손흥민을 이를 잘 파고 들었다. 손흥민은 멕시코 진영 왼쪽 수비라인을 뚫고 전진한 뒤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로 황의조의 선제골을 도왔다. 멕시코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로 날린 손흥민의 크로스는 멕시코 선수가 건드렸다면 자책골로 연결될 수 있을 만큼 순도 100%의 정확성을 보였다.

    골문으로 대시하던 황의조는 그냥 발만 갖다대며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 기회를 잘 살린 황의조의 '골 감각'도 돋보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드 토트넘에서 해리 케인과 '환상호흡'을 자랑하는 손흥민은 후반 15분 마치 케인에게 패스하듯 재치 있는 스루패스를 '28세 동갑' 황의조에게 넘겨 슈팅으로 이어지는 장면을 연출했다. 토트넘 상승세를 이끄는 손흥민-해리 케인 콤비플레이를 보듯 대표팀에서도 손흥민과 황의조의 득점 루트를 기대케 했다.

    문제는 1-0 리드를 간신히 이어가면서 발생했다. 축구에서 2골차 리드를 하다가 3-2로 역전당하는 경우가 있는데 급조된 벤투호 전력으로 멕시코의 반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이 1-0 리드를 챙기자 멕시코는 다시 공세를 올렸다. 한국은 전반 24분 멕시코의 코너킥 상황에서 이르빙 로사노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며 위기를 넘겼다. 전반 31분에는 히메네스가 아크 근처에서 한 슈팅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겼다. 전반 34분에는 로사노의 슈팅을 구성윤이 선방해냈다.

    멕시코의 득점력은 후반전 중반 들어 불을 뿜었다. 한국 수비진은 순식간에 와르르 무너졌다. 후반 22분 오른쪽 측면에서 오르벨린 피네다가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서 히메네스가 오른발로 받아 넣으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2분 뒤에는 우리엘 안투냐가 문전으로 쇄도하며 피네다의 패스를 받아 2-1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1분 뒤에는 프리킥 상황에서 카를로스 살세도가 추가골까지 기록했다.

    모두 멕시코의 전방 압박에 막혀 후방에서 제대로 전방으로 공을 전개하지 못해서 발생한 참사였다. 상대의 강한 전방 압박에 당황하지 않고 볼을 전개하는 빌드업을 고심해야하는 숙제를 안았다. 물론 벤투호는 코로나19로 인한 정상 전력을 가동하지 못한 측면이 있지만 이는 정상적이었을 때도 나오는 문제임을 고려하면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다.

    순식간에 승부가 뒤집어지자 한국은 당황한 모습을 보이다가 후반 28분 손준호 대신 플레이메이커 이강인을 투입하며 만회골을 마련한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한국은 후반 42분 이강인의 오른쪽 코너킥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권경원이 다리로 밀어넣어 한국의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한국은 멕시코전 최근 3연패를 당하면서 역대 전적에서 4승 2무 8패로 열세를 보였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 2-3 멕시코

    득점 : 황의조(전20), 히메네스(후22), 안투냐(후24), 살세도(후25), 권경원(후42)

    출전선수 : 구성윤(GK) - 권경원, 정우영, 원두재 – 이주용, 주세종, 손준호(후28 이강인), 김태환 – 손흥민, 황의조(후23 황희찬), 이재성(후18 남태희)

    skp2002@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