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기의 바이올리니스트' 파벨 슈포르츨, 더팩트 창립기념 연주회 '성황'

    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스포츠서울미디어가 주최한 '더팩트 창립 기념 블루 바이올린 파벨 슈포르츨' 공연이 개최됐다. /남윤호 기자
    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스포츠서울미디어가 주최한 '더팩트 창립 기념 블루 바이올린 파벨 슈포르츨' 공연이 개최됐다. /남윤호 기자

    파벨 슈포르츨, 눈과 귀 즐겁게 한 화려한 무대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체코의 음악을 주도하는 국민 아티스트이자 세기의 바이올리니스트 파벨 슈포르츨이 11월 늦가을 쌀쌀한 날씨에 부드럽고 따뜻한 감성을 한국 팬들에게 전했다.

    9일 오후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더팩트>가 주최한 'THE FACT 창립기념 블루 바이올린 파벨 슈포르츨' 공연이 성황리에 열렸다.

    매년 다양한 문화 행사를 진행해 온 더팩트는 올해 세계적인 바이올린 연주가 파벨 슈포르츨과 피아니스트 페트로 지리코프스키가 함께하는 내한 공연을 준비했다. 기존의 클래식과 다른 장르 음악을 결합한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지루하고 잔잔하다는 클래식의 편견을 깨고 많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바이올린 연주가 파벨 슈포르츨은 체코의 젊은 음악가 중 가장 독특하고 열정이 넘친다고 평가받는 뮤지션으로 전 세계의 유명 공연장에서 성공적인 공연을 펼치고 있다. 그는 클래식과 다른 장르 음악을 결합해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낭만주의와 현실을 넘나들며 체코의 국민 아티스트로 사랑받고 있다.

    페트로 지리코프스키는 체코의 선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 중 한 명으로 유럽, 미국, 남미, 일본 등 최고의 콘서트홀 등에서 공연을 펼치며 다양한 국가의 음악축제에 참가하고 있다. 특히 1993년 파벨 슈포르츨과 함께 활동하며 드보르작의 피아노와 바이올린 소품집을 발매해 골든디스크를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파벨 슈포르츨이 열정적인 연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파벨 슈포르츨이 열정적인 연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스메타나 '조국에서'를 시작으로 드보르작 '소나티나 G장조 op.100', 코치안 '스와니 강', 사라사테 '카르멘 환상곡 op.25', 거슈인·하이페츠 '포기와 베스', 사라사테 '찌고이네르바이젠 op.20' 등 다양한 곡으로 구성됐다. 특히 부드럽고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과 섬세하지만 강렬한 바이올린 연주가 어우러져 환상의 하모니를 냈다.

    파벨 슈포르츨은 스메타나 '조국에서'로 잔잔하게 무대를 열었다. 이 곡은 체코 국민악파의 선구자인 스메타나가 작곡한 유일한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작품이다. 청력상실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은 스메타나가 자연에서 평온함을 얻고 난 뒤 작곡한 곡인 만큼 평온한 분위기와 서정적인 선율이 특징이다. 파벨 슈포르츨은 바이올린과 한몸에 되어 자유자재로 몸을 움직이며 연주하며 보는 이를 순식간에 몰입하게 했다.

    이어 드보르작 '소나티나 G장조 op.100'는 서정적인 멜로디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6살 아들과 15살 딸을 위해 작곡해주고 싶었던 드보르작은 이 노래를 완성한 뒤 여섯 자녀에게 헌정했다. 특히 이 곡은 개척 당시의 미국적 정서가 담겨 특유의 보헤미안 색채를 느낄 수 있다.

    다음 곡 코치안 '스와니 강'은 미국 남부 출신의 흑인이 방랑생활을 하며 고향을 떠나 떠돌아다니다 스와니 강가의 고향 사람들이 그리워 부르는 노래다. 이 곡은 악보만 13만 장이 팔렸고, 영국에서 유행이 시작돼 전 세계로 퍼졌다. 크리미아 전쟁에 참전한 병사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불렀고, 남북 전쟁 때는 모든 군인들이 애창하던 노래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은 만큼 곡인 만큼 관객들의 박수갈채 또한 이어졌다.

    2부는 사라사테 '카르멘 환상곡 op.25'로 문을 열었다. 비제가 작곡한 프랑스식 서민 오페라로 당시 대중들에게 최악의 평가를 받아 3개월 후 비제의 죽음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노래의 배경 때문인지 이 곡은 애절한 선율과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보는 이들을 순식간에 몰입하게 했다. 비교적 익숙한 노래인 만큼 그 어느 곡보다 많은 집중을 불러일으켰다.

    이어 거슈인·하이페츠 '포기와 베스'가 울려 퍼졌다. 기존 오페라들과 달리 재즈, 블루스, 흑인영가 등의 음악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독특한 매력이 신선한 느낌을 전해줬다. 특히 음의 높낮이와 연주 속도를 끊임없이 변화해 듣는 즐거움을 더했다.

    마지막 무대는 사라사테 '지고이네르바이젠 op.20'으로 장식했다. 인상적인 도입부와 애잔한 분위기, 빠르고 긴박감 넘치는 결말까지 바이올린의 서정적 특성과 화려한 기교가 펼쳐졌다. 자칫 분산될 수 있는 집중력을 끝까지 놓지 않게 하며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공연을 마쳤다.

    파벨 슈포르츨(오른쪽)과 페트로 지리코프스키가 관객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다.
    파벨 슈포르츨(오른쪽)과 페트로 지리코프스키가 관객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다.

    이날 파벨 슈포르츨과 페트로 지리코프스키의 하모니에 심취한 관객들은 박수를 멈추지 못했고, 앵콜 곡을 이어갔다. 이들은 "기뻐하는 관객들 앞에서 연주하게 돼 기쁘다. 정말 멋지다"라며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국에 방문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더팩트 김상규 대표이사는 "'세기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재능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칭송을 받는 슈포르츨의 파격적인 연주와 피아노 페트로 지리코프스키와 함께 펼치는 카르멘 환상곡, 스와니 강 등 명곡들의 연주가 관객들의 감성을 풍요롭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루하고 어려운 클래식 공연과 달리 차별화된 무대로 즐거움을 선물하게 될 이번 공연을 통해 일상의 바쁜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깊어가는 가을밤의 여유와 문화적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jisseo@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