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저가폰 판매비중 두 달째 '주춤'…이유는?

    20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달 판매된 휴대전화 가운데 50만 원 미만의 중저가 단말기 비중은 26.9%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성락 기자
    20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달 판매된 휴대전화 가운데 50만 원 미만의 중저가 단말기 비중은 26.9%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성락 기자

    중저가폰 판매비중 올해 최저…'아이폰6S' 출시 여파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불황 속 인기를 끌고 있는 중저가 휴대전화(중저가폰)의 흥행 가도에 제동이 걸렸다.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던 중저가폰 판매비중이 지난달 올해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는 20일 "지난달 판매된 휴대전화 가운데 50만 원 미만의 중저가 단말기 비중은 26.9%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래부에 따르면 중저가폰 판매 비중은 올해 1월 34.0%로 출발한 뒤 2월 36.0%, 3월 36.9%, 4월 31.8%, 5월 34.6%, 6월 34.0%, 7월 34.8%, 8월 34.6%, 9월 35.0% 등 꾸준히 30%를 웃돌았다. 그러나 10월 판매비중이 28.2%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달에는 이보다 더 낮아진 26.9%를 기록했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최대 키워드는 단연 중저가폰이였다. 중저가폰은 100만 원을 호가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못지않은 성능을 갖춘 데다 가격도 저렴해 중장년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동통신 3사는 각 통신사 전용 중저가폰 라인업을 늘리는 등 시장 변화에 발을 맞췄다.

    이러한 추세 속에 지난 두 달 동안 중저가폰 판매비중이 내림세를 보인 이유는 뭘까. 미래부는 중저가폰 판매비중이 주저앉은 데에는 애플의 '아이폰6S' 출시가 영향을 미쳤다고 내다봤다. '아이폰6S'에 대한 대기수요가 몰리면서 중저가폰이 상대적으로 적게 판매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판매비중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아이폰 신제품에 대해서는 비교적 가격을 신경 쓰지 않고 구매하는 것 같다"면서 "신제품 거품이 빠지고 나면 (소비자들이) 부담스럽지 않은 중저가폰을 다시금 찾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은 중저가폰이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며 "비싼 값 주고 스마트폰을 사더라도 다른 스마트폰과 차별성이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자리 잡고 있던 국내 시장에 중저가폰 바람이 분 이유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장 많다. 단통법의 영향으로 대리점 내 불법 보조금이 금지되고 단말기 지원금이 투명해지면서 실속형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단통법이 시행되기 전인 지난해 7~8월 중저가폰 판매비중은 평균 21.5%에 불과했다.

    경기침체의 영향도 있다. 성능에 별 차이가 없는 고가 휴대전화에 염증을 느낀 소비자들이 불황이 장기화되자 합리적인 소비를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거의 모든 휴대전화가 스마트폰으로 대체될 만큼 대중화되면서 그만큼 제조사 간 가격경쟁이 치열해졌고, 이 때문에 가격이 점점 내려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중저가폰 열풍은 전 세계적인 바람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190달러 이하 중저가폰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 49%에서 올해 68%로 증가했다.

    중저가폰 흥행에 대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SA는 내년 중저가폰 판매량이 10억7000대 수준으로, 프리미엄폰 판매량(4억3000만대)의 배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부 역시 이번 국내 중저가폰 판매비중 하락과 관련해 신형 단말기 출시라는 변수 때문에 떨어지긴 했지만, 중저가폰 확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