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F다시보기]'치인트', 이왕 할 거면 박해진처럼, '사이다'복수

    '민수야, 잘하자' 2일 오후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유정의 섬뜩한 면모가 손민수를 두렵게 했다. /'치즈인더트랩' 캡처
    '민수야, 잘하자' 2일 오후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유정의 섬뜩한 면모가 손민수를 두렵게 했다. /'치즈인더트랩' 캡처

    '치즈인더트랩' 박해진, "누군가를 확실하게 혼내주고 싶나요? 그건 제가 전문인데."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아무리 흉내 내고 발버둥 쳐도 똑같이 될 순 없지. 그것도 모를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잖아."

    다정한 유정(박해진 분) 선배가 따뜻한 손길로 손민수(윤지원 분)를 어루만지며 건넨 말이다. 유정의 부드러운 미소를 보고 있자면 후배 민수를 염려한 조언 같지만, 가만히 곱씹어 본 유정의 한 마디는 싸늘함이 가득하다.

    '가장 무서운 사람'을 꼽자면 어떤 사람일까. 불같이 화를 내는 이, 아니면 남다른 힘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그것도 아니라면?

    온화한 미소와 완벽에 가까운 이미지 메이킹,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모두에게 '좋은 사람'으로 불리는 사람일 거다. 하지만 특정인에게만큼은 누구보다 두려운 존재. 주도면밀하고 치밀한 성격, 동시에 누구보다 날카롭고 치명적인 발톱을 지닌 채 특정인에게 비릿한 미소를 통해 자신의 무기를 은밀히 과시하는 이는 앞서 제시한 '무서운 사람의 유형' 모두를 제압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공부도 잘하고 남친도 있고 심지어 이쁘기까지, 홍설 못된 기지배!' 평소 손민수는 자격지심으로 홍설에게 질투심을 느끼고 있던 가운데 홍설의 남동생을 남몰래 좋아하고 있었다. /'치즈인더트랩' 캡처
    '공부도 잘하고 남친도 있고 심지어 이쁘기까지, 홍설 못된 기지배!' 평소 손민수는 자격지심으로 홍설에게 질투심을 느끼고 있던 가운데 홍설의 남동생을 남몰래 좋아하고 있었다. /'치즈인더트랩' 캡처

    2일 오후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연출 이윤정, 극본 김남희) 속 유정은 적어도 손민수에게 그런 존재로 자리매김한다.

    이날 유정은 손민수가 그동안 홍설(김고은 분)을 닮고자 노력하며 곤란한 일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기 시작했다. 손민수는 홍설의 옷 스타일을 따라하는 것뿐 아니라 유정과 커플로 맞춘 홍설의 휴대전화 액세서리를 습득 후 의도적으로 돌려주지 않았고 홍설이 판매한 과제를 가지고 발표를 하며 뻔뻔한 면모를 보였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손민수는 홍설의 친동생 홍준(김희찬 분)을 우연히 마주한 뒤 첫 눈에 반해 몰래 홍준의 사진을 찍고 자신의 휴대전화에 남자 친구인 양 설정해 놓기도 했다. 그는 홍준을 친구들에게 남자 친구로 소개하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도 마다치 않았다. 하지만 손민수의 이런 디테일한 행동도 유정이 놓칠리 없었다.

    홍설은 이를 알 턱이 없었다. 결국 답답한 마음으로 손민수가 가지고 있는 레포트 자료와 휴대전화 액세서리를 증거로 항의할 뿐, 악다구니쓰는 손민수의 안하무인격 태도에 되려 이기적인 이미지는 홍설의 몫이 됐다.

    '손민수, 내 여자를 속상하게 하다니 정의의 이름으로 용서하지 않겠다' 손민수의 행동을 뒤에서 묵묵하게 지켜보던 유정. /'치즈인더트랩' 캡처
    '손민수, 내 여자를 속상하게 하다니 정의의 이름으로 용서하지 않겠다' 손민수의 행동을 뒤에서 묵묵하게 지켜보던 유정. /'치즈인더트랩' 캡처

    하지만 이를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는 유정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목적이 있었다고 생각했던 유정은 홍설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손민수의 뻔뻔한 면모에 역겨움을 느꼈고 홀로 손민수를 향한 은밀한 복수를 계획했다.

    그는 의도적으로 손민수에게 접근, 그에게 홍설의 레포트를 구입하게 만들며 시나리오 설계를 시작했다. 유정은 손민수에게 공개 망신을 주기로 목표한 날이 다가오자 다정한 미소로 그를 바라보며 "아무리 노력해도 가짜가 진짜가 될 수 없다"며 그의 자존심을 깔아뭉갰다.

    '흐어어어어어엉 억울해' 손민수의 몰락을 바라보는 유정의 눈빛엔 어떤 감정의 동요도 느껴지지 않았다. /'치즈인더트랩'캡처
    '흐어어어어어엉 억울해' 손민수의 몰락을 바라보는 유정의 눈빛엔 어떤 감정의 동요도 느껴지지 않았다. /'치즈인더트랩'캡처

    뭐니뭐니해도 유정표 '복수의 꽃'은 홍설의 동생 홍준을 손민수를 포함한 모든 과 친구들이 있는 곳에 불러들이는 것.

    시험이 끝난 뒤 유정은 홍준에게 "맛있는 밥을 사주겠다"고 학과 아이들이 모두 모인 곳으로 불러들였고 손민수는 홍준이 학교에 나타나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학과 친구들에게 홍준의 사진을 보여주며 남자 친구라고 소개했었기 때문이다. 주변에 있던 친구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홍설 동생이랑 손민수랑 사귀는 거야?"라고 물었고 모든 거짓말이 들통 난 손민수는 폭주하고 말았다.

    손민수는 홍설을 향해 "넌 다 가졌잖아. 남자 친구도 ,친구도, 학점도! 내가 원하는 걸 다 가졌는데 뭐가 그렇게 억울해!"라고 소리지르며 멱살을 잡은 것. 초라한 스스로를 내보인 손민수는 괴로움에 울부짖었고 바닥에 주저앉아 괴로워 하는 그 옆에는 누구도 선뜻 다가가 손 내밀어 주지 않았다.

    자신의 계획범위 오차에서 단 1%도 벗어나지 않은 시나리오. 유정은 분노와 열등감, 두려움에 벌벌떠는 손민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어떤 감정도, 일말의 동요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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