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F인터뷰] 엑소 그리고 배우, 도경수

    영화 '순정'의 주연배우 엑소 도경수. 지난 1일 영화 '순정'의 주연배우 도경수가 서울 중구 삼청동 카페에서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덕인 기자
    영화 '순정'의 주연배우 엑소 도경수. 지난 1일 영화 '순정'의 주연배우 도경수가 서울 중구 삼청동 카페에서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덕인 기자

    도경수, 데뷔 2년 만에 영화 '순정' 주연배우 되기까지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게 힘들지 않은 건 아녜요. 하지만 동고동락하는 멤버들의 한 마디 한 마디,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들이 모여서 생각보다 큰 힘으로 다가와서 저를 다시 움직이게 만들어요."

    '글로벌 아이돌'이란 말을 자주 들어봤지만, 처음 피부로 실감한 순간은 영화 '순정'이 처음일 거다. 시사회 당일, 극장 앞에 삼삼오오 모여있는 앳된 소녀팬들은 티켓을 들고 영화관으로 들어가는 취재진을 부러운 눈빛으로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야 깨달았다. '순정'의 주인공이 '글로벌 아이돌' 타이틀로 불리는 엑소 멤버, 디오란 사실을. 평소 관계자들만 북적였던 극장에 생경한 풍경을 빚어낸 주인공, 바로 배우 도경수(24)다.

    2월 24일 개봉하는 영화 '순정' 소년과 소녀의 순수한 첫사랑을 그린 영화 '순정'에서 남자 주인공 범실을 연기한 도경수. /주피터필름 제공
    2월 24일 개봉하는 영화 '순정' 소년과 소녀의 순수한 첫사랑을 그린 영화 '순정'에서 남자 주인공 범실을 연기한 도경수. /주피터필름 제공

    그는 소녀들에겐 엑소의 디오로 불리지만, 충무로에선 꽤 오래전부터 배우 도경수로 불렸다. 그리고 지금 데뷔 2년 차 가수 겸 배우다. 지난 2014년 영화 '카트'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뽐낸 이후 올해 두 번째 영화 '순정'에서 주연을 맡았다. 아무리 '대세' '글로벌 아이돌'이라 하지만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 그를 2월 첫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만나봤다. 바로 앞에서 마주한 '배우 도경수'의 깊은 눈빛, 연기를 대하는 진지하고 겸손한 태도는 그가 왜 2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일궈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도경수는 영화 '순정'(감독 이은희, 제작 주피터필름, 배급 리틀빅)에서 몸이 아픈 고향친구 수옥(김소현 분)을 남몰래 짝사랑하는 무뚝뚝한 성격의 범실 역으로 분한다.

    영화 '순정'에서 무뚝뚝한 전라도 소년 범실로 분한 도경수. 도경수는 본인의 사투리 연기가 아직 아쉽다고 말했다. /이덕인 기자
    영화 '순정'에서 무뚝뚝한 전라도 소년 범실로 분한 도경수. 도경수는 본인의 사투리 연기가 아직 아쉽다고 말했다. /이덕인 기자

    -'순정'을 본 소감이 궁금하다.

    "다른 부분은 모두 감동적이었다. 다만 내 연기가 아쉽더라. 사투리도 그렇고. 모르시는 분들은 자연스럽다고 하시지만, 자신이 없다(웃음). 범실이 하는 사투리가 전라남도 사투리라서 전라남도에 사는 분들이 자연스럽다고 하실지 반응이 궁금하다."

    -차기작으로 '순정'을 선택한 이유는.

    "시나리오를 보고 범실이란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순수함도 있고 남자다움도 있고 안쓰럽기도 하고 평소에 내가 보여주지 못했던 매력을 범실이란 캐릭터를 대신해서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순정 현장 공개 당시 새카맣게 그을린 도경수와 배우들. 전남 고흥에서 3개월 가까히 촬영을 진행한 배우들은 친남매 가까운 친분을 자랑한다. /남윤호 기자
    순정 현장 공개 당시 새카맣게 그을린 도경수와 배우들. 전남 고흥에서 3개월 가까히 촬영을 진행한 배우들은 친남매 가까운 친분을 자랑한다. /남윤호 기자

    -범실과 본인이 닮은점이 있다면.

    "범실과 난 굉장히 다른 친구다. 우선 나는 그렇게 순수하지 못하다(웃음). 연기하면서 답답함을 많이 느끼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굳이 꼽자면 남성스러움?(웃음)"

    -상대 역으로 김소현과 호흡했는데.

    "소현이를 처음본게 소현이가 굉장히 어릴 때였다. 6살인가. 그래서 굉장히 어린친구로 생각을 했기에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막상 만나니 성숙한 숙녀가 돼 있더라(웃음). 또래 친구들보다 진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할 때도 많이 놀랐다."

    -엑소로 데뷔했지만,배우활동을 하고 있다. 본인 의지인가.

    "맞다. 노래를 너무 좋아해서 가수로 데뷔했지만, 언젠가 배우로도 활동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었다. 당시엔 '먼 훗날엔'이라는 막연함이었는데 이렇게 빨리 꿈이 실현될 줄은 정말 몰랐다. 운이 좋다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엑소 디오 배우 도경수 모두 감사할 따름이죠' 배우 도경수는 자신의 장점을 눈빛 연기로 꼽았다. /이덕인 기자
    '엑소 디오 배우 도경수 모두 감사할 따름이죠' 배우 도경수는 자신의 장점을 눈빛 연기로 꼽았다. /이덕인 기자

    -빠른 시일 내에 성공을 거둔 편이다. 본인의 장점을 직접 꼽자면?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많이 부족한데 주위 분들에게 '눈으로 이야기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거 같다. 무슨 말인지 대충은 알 것 같다. 내 안에서 100% 이야기하고 있지만, 표현을 못 하기 때문에 눈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다(웃음). 다른 분들이 해주는 조언들이 내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엑소 디오와 배우 도경수, 두 가지를 병행하는 일이 쉽진 않을 것 같은데.

    "힘들지 않다.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게 오히려 내겐 도움이 된다. 엑소 디오, 즉 아이돌로 산다는 것은 팬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주는 일이라면 배우 도경수로 산다는 것은 희로애락을 공유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두 가지가 서로에게 시너지효과를 낸다. 저로서는 감사할 따름이다."

    '설연휴엔 가족과 함께해요' 멤버들의 위로어린 한마디와 팬들의 사랑이 큰 힘이 된다는 도경수. /이덕인 기자
    '설연휴엔 가족과 함께해요' 멤버들의 위로어린 한마디와 팬들의 사랑이 큰 힘이 된다는 도경수. /이덕인 기자

    -데뷔 이후 한 번도 쉬지 못한 거 같다.

    "피곤하다(웃음). 나도 가끔은 쉬고 싶은데 그럴 때마다 멤버들의 위로가 정말 큰 힘이 된다. 나를 가장 잘 아는 건 아무래도 멤버들이다. 그래서 남들이 보기엔 별거 아닐 거 같은 말인데도 내게는 매우 큰 힘이 된다. 그리고 팬들이 건네는 응원도 엄청난 원동력이다. 그간 엑소로 활동하면서 좋지 못한 일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애정을 주는 팬들에게 정말 고맙다. 조건없는 사랑의 힘은 대단하다."

    -설연휴는 어떻게 보내고 있나.

    "다행히 이번 설연휴에는 좀 여유가 있었다(웃음). 마침 이번 설 연휴가 미주 투어를 앞두고 있어서 고향에 내려가서 부모님이랑 행복한 시간을 즐겼다. 모든 분들이 저처럼 다 만족한 설 연휴가 됐으면 좋겠다."

    amysung@tf.co.kr
    [연예팀ㅣ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