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F기획-빅뱅 10주년②] '따로 또 같이' 다섯이 걸어온 길


    데뷔 10주년을 맞은 빅뱅. 빅뱅은 지난 2006년 8월 17일에 데뷔해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배정한 기자
    데뷔 10주년을 맞은 빅뱅. 빅뱅은 지난 2006년 8월 17일에 데뷔해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배정한 기자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빅뱅에겐 남 이야기

    [더팩트ㅣ윤소희 기자] 단생산사(團生散死,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과거 한 정권에서 이러한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국민이 단결할 것을 호소한 적이 있다. 아이돌 생태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뭉쳐서 꽃다발 효과를 일으키는가 하면, 여럿의 시너지로 상상 못할 성적을 내기도 한다.

    반대로 팀보다 잘 나가는 솔로는 드물다. 대개 그룹에서 솔로로 나온 가수들은 독보적인 팬층을 자랑하는 멤버가 아니고서야, 더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그룹 빅뱅에게는 이 모든 말들이 예외다. 이들은 뛰어난 역량을 가진 아티스트로서 각자의 영역을 개척해냈다. 빅뱅은 뭉치면 살고, 흩어져도 산다.

    지드래곤과 탑. 지드래곤(왼쪽)과 탑은 팀의 리더와 맏형으로서 중심을 잡고 있다. /더팩트 DB
    지드래곤과 탑. 지드래곤(왼쪽)과 탑은 팀의 리더와 맏형으로서 중심을 잡고 있다. /더팩트 DB

    지드래곤은 이름만으로도 어마어마한 네임밸류를 가지고 있다. 2006년 데뷔 앨범부터 작사·작곡진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고, 거의 모든 빅뱅의 노래를 손을 본 프로듀서다. 프로듀서로서 역량은 세 장의 솔로 앨범에서도, 같은 멤버 탑 태양과 함께 한 콜라보 앨범에서도 드러났다. MBC '무한도전' 팀과 협업한 '바람났어' '해볼라고' '맙소사'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가 음악적으로만 뛰어난 건 아니다. 데뷔 초부터 하이탑 운동화와 스카프 등을 유행시켰고, 현재는 세계 유명 오너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영향력 있는 패셔니스트가 됐다. 지드래곤은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건희 회장과 나란히 이름을 올릴 정도로 경쟁력 있는 아티스트로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빅뱅에서 가장 큰 키와 잘생긴 외모로 주목받던 탑은 음악보다 연기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KBS2 드라마 '아이 엠 샘'에서 반항아적인 캐릭터로 연기 데뷔를 했고, '아이리스'에서 이병헌 정준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연기자로서 자리를 잡았다. 스크린에서도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영화 '19'을 시작으로 '포화 속으로' '동창생' '타짜-신의 손'에서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였다. 특히 '포화 속으로'는 2011년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휩쓸었다. 탑은 중국 영화 '아웃 오브 컨트롤'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태양과 대성, 승리. 태양(왼쪽)과 대성(가운데), 승리는 솔로 앨범과 예능, 일본 활동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더팩트 DB
    태양과 대성, 승리. 태양(왼쪽)과 대성(가운데), 승리는 솔로 앨범과 예능, 일본 활동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더팩트 DB

    태양은 힙합 위주인 빅뱅의 음악에서 벗어나 R&B 위주의 음악을 추구했다. 독보적인 음색의 소유자인 그는 솔로 데뷔곡 '나만 바라봐'는 2009년 제6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아이돌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알앤비&소울 부문 앨범상과 노래상을 수상했다. 이후 '웨어 유 엣' '웨딩드레스' '아이 니드 어 걸' '링가링가' 등으로 각종 상을 섭렵했다. 태양은 노래는 물론 춤으로도 전문가들의 인정을 받고 있다. 다수의 대중음악평론가와 안무 전문가들은 태양의 춤 실력을 높게 사고 있다.

    최근 팀 활동에만 참여하고 있는 대성은 팀에서 유일하게 친근한 매력으로 대중에게 다가섰던 멤버다. 빅뱅이 '거짓말'과 '하루하루'로 2연타를 날린 2008년에 대성은 트로트 장르의 싱글 '날 봐, 귀순'을 발매했다. 이어 그는 예능 프로그램 SBS '패밀리가 떴다'에 고정 출연하며 아이돌답지 않은 구수한 매력을 뽐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대성은 친근하지 않은 분위기의 빅뱅을 좀 더 친근하게 만드는 데에 가장 큰 힘을 썼다.

    빅뱅의 막내 승리는 그룹 내에서 가장 뛰어난 춤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뮤지컬을 시작으로 예능, 드라마, 영화, 솔로 앨범까지 다양한 부문에서 활동을 펼쳤다. 승리가 가장 두각을 드러낸 건 일본에서 활동이다. 그는 솔로 활동으로 일본의 각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일본 TV쇼에서 오구리슌과 퍼퓸 등 유명 연예인들을 인터뷰하는가 하면 해외 연예인 최초로 일본 지상파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기도 했다.

    데뷔 초의 빅뱅. 빅뱅은 힙합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해 독보적인 자리에 오른 대한민국 대표 그룹이다. /더팩트 DB
    데뷔 초의 빅뱅. 빅뱅은 힙합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해 독보적인 자리에 오른 대한민국 대표 그룹이다. /더팩트 DB

    빅뱅에게는 '따로 또 같이'라는 말이 가장 어울린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굳건히 팀을 유지할 수 있었고 여전히 건재한 건, 팀 활동에 주력한 게 아니라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고 각자의 역량을 키웠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평이다.

    빅뱅은 대중성과 음악성, 인지도를 모두 잡고 독보적인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10주년까지의 빅뱅이 가요계에 한 획을 그었다면, 앞으로의 빅뱅은 '따로 또 같이' 가요계의 역사를 그려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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