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교원의 반성

    '한교원 반성.' 한교원이 18일 열린 전북 현대 우승 미디어데이에서 그라운드에서의 보답을 다짐했다. / 완주 = 이현용 기자
    '한교원 반성.' 한교원이 18일 열린 전북 현대 우승 미디어데이에서 그라운드에서의 보답을 다짐했다. / 완주 = 이현용 기자

    한교원 "믿어주는 팬들이 있는데 열심히 안 하면 난 나쁜 놈"

    [더팩트ㅣ완주 = 이현용 기자] 2015년, 희로애락을 모두 경험한 한교원(25·전북 현대)이 잘못을 밑거름 삼아 발전한 경기로 그라운드에서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한교원은 18일 전라북도 완주군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우승 미디어데이에서 "올해는 희로애락을 모두 경험한 한 해였다. 팀으로는 네 번째 별을 달았다는 게 의미가 크다. 개인적으로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꿈에 그리던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나의 잘못으로 주춤한 한 해가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한교원은 최고의 한 해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태극 마크를 달고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해 준우승에 이바지했다. 소속팀에서도 시즌 초반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자신의 재능을 뽐냈다.

    하지만 지난 5월 23일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1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전반 5분 박대한과 몸싸움을 벌이다 주먹을 날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한교원에게 벌금 600만 원과 6경기 출전 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전북으로부터는 벌금 2000만 원과 사회봉사 80시간 징계를 받았다.

    사건이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한교원은 그날의 기억에서 온전히 자유롭지 못했다. 그는 "당시 경기에서 격양된 상태였다. 해선 안 될 행동을 저질렀다. 내가 했던 잘못이다. 내가 안고 가야 한다"고 털어놨다. 변명하기보다 "내 잘못"이라고 상황을 정리했다.

    한교원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맹아학교를 갔다. 정신지체 분들과 같이 있었다. 순수하고 착한 분들인데 겉만 보고 쉽게 다가서지 못했다. 집에 돌아와서 곰곰이 생각하니 나 자신이 너무 창피했다. 적응을 못 하고 내가 다른 시각으로 봤다는 게 정말 부끄러웠다. 맹아학교는 간식을 사 들고 꼭 한 번 다시 찾아갈 생각이다"면서 "너무 해이하게 살았던 것 같다. 너무 위만 보느라 나 자신을 되돌아 볼 여유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한교원은 자신의 잘못으로 마음고생한 가족과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나타냈다. 그는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했다. 집에서 잘 못 나갔다. 부모님에게 나는 자랑거리였는데 너무 죄송스러웠다"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한교원의 복귀전은 에닝요의 고별전과 맞물려 큰 관심을 받진 못했다. 하지만 본인에겐 너무나도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그는 "솔직히 복귀전을 치르기 전에 걱정이 너무 많이 됐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성실한 모습을 보이는 것뿐이지만 팬들에게는 모든 것이 안 좋게 비치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경기장에 들어섰는데 팬들이 이름을 불러줬다.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라운드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는 "팬들에게도 정말 죄송하다. 지난해 내가 부진할 때 한 팬이 '그대를 향한 믿음은 영원하다'는 현수막을 걸어 주었다. 믿어주는 팬들이 있는데 열심히 안 하면 난 나쁜 놈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희로애락을 모두 경험한 한해가 끝이 났다. 한교원은 2015년이 성장의 밑거름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그는 "성숙해진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 경기장에서 경기력으로 보여드리겠다. 과감한 플레이, 많이 뛰고 재미있는 경기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면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다. 정말 죄송하다. 좋은 행동들로 잘못을 지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sporgo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