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배우, 그리고 참 좋은 사람 손현주

    영화 '더 폰'의 주연배우 손현주. <더팩트>와 영화 '더 폰'의 주연배우 손현주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 카페에서 만나 영화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키이스트 제공
    영화 '더 폰'의 주연배우 손현주. <더팩트>와 영화 '더 폰'의 주연배우 손현주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 카페에서 만나 영화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키이스트 제공

    '더 폰'으로 돌아온 스릴러의 귀재 손현주, 그가 말하는 진짜 스릴있는 삶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처음 만나도 오래 보았던 것처럼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 소탈한 말투,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미소, 첫 만남이지만, 굳이 말을 이어가려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는 사람, 배우 손현주의 이야기다.

    지난 1991년 K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이후 브라운관을 자신의 무대로 종횡무진 활동하며 '국민배우'로 불렸던 손현주. 이후 스크린을 통해 새로운 길을 구축했고 영화 '숨바꼭질'(2013년)과 지난 5월 개봉한 '악의 연대기'로 '스릴러 전문배우'란 수식어를 얻었다. 두 작품 뿐이었지만, 손현주라 가능했던 스크린 속 존재감은 그에게 새로운 타이틀롤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손현주의 신작 '더 폰'은 그의 세 번째 스릴러물. 이후 차기작은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친숙한 캐릭터로 변신을 꿈꾼다는 그다. 그래서인지 이번 작품 속 그의 연기는 스릴러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열정을 쏟아부은 듯 강렬하다.

    영화 '숨바꼭질'과 '악의 연대기'로 스릴러 장르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준 배우 손현주. 그는 '더 폰'을 통해 세 번째 스릴러물에 도전했다. /영화 포스터
    영화 '숨바꼭질'과 '악의 연대기'로 스릴러 장르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준 배우 손현주. 그는 '더 폰'을 통해 세 번째 스릴러물에 도전했다. /영화 포스터

    영화 '더 폰'(감독 김봉주, 제작 미스터로맨스, 배급 NEW)의 주연배우 손현주를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있는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영화에서 가족을 살리고자 고군분투했던 그였지만, 실제로 마주한 손현주는 카페에 앉아 쌀쌀한 가을날씨를 즐기며 여유있는 미소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손현주의 세 번째 추격 스릴러 '더 폰'은 1년 전 살해당한 아내로부터 전화를 받은 한 남자가 과거를 되돌려 아내를 구하기 위해 벌이는 스토리다. 단 하루의 사투를 그린 작품으로 까다로운 소재가 두루 섞여 있음에도 이해하기 쉬운 세련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극 중 손현주는 우연히 1년 전 죽은 아내와 전화연결 되고 과거의 아내가 살해당하는 것을 막고자 고군분투하는 남편, 변호사 고동호 역을 맡아 연기했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손현주 배성우 엄지원 주연의 영화 '더 폰' 손현주는 극 중 1년전 살해당한 아내를 구하고자 고군분투하는 변호사 고동호 역으로 분했다. /NEW제공
    오는 22일 개봉하는 손현주 배성우 엄지원 주연의 영화 '더 폰' 손현주는 극 중 1년전 살해당한 아내를 구하고자 고군분투하는 변호사 고동호 역으로 분했다. /NEW제공

    손현주가 또 한번 스릴러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뭇 사람들은 '쉬운 길'이라 쉽게 속단할 수 있던 위험도, 과격한 액션 장면도 많았다. 신인 감독의 시나리오를 선뜻 받아든 것 또한 과감했다.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이뤄진 촬영 내내 심리적인 스트레스뿐 아니라 갈비뼈 부상과 손톱이 빠지는 등 육체적인 고통까지 감수해야 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나서 '신선하긴 한데 아니 그래서 이걸 어떻게 영화로 풀어낼 거냐고'하는 우려가 없던 건 아녜요. 그래서 시나리오를 모두 읽어보는 것 보다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봐야 겠단 생각을 했죠. 전작 '숨바꼭질'이나 '악의 연대기'는 현실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더 폰'은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이야기니까요. 하지만 죽은 아내에게 전화가 온다는 매력적인 소재를 포기할 수 없었고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며 결심은 확고해 졌어요. 그래서 힘든 액션도 즐겁게 촬영할 수 있던 거 같아요."

    '더 폰'의 촬영 대부분은 늦은 저녁 혹은 새벽에 진행됐다. 손현주는 늦은 밤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으로 청계천과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한 촬영장면을 꼽았다. /키이스트 제공
    '더 폰'의 촬영 대부분은 늦은 저녁 혹은 새벽에 진행됐다. 손현주는 늦은 밤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으로 청계천과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한 촬영장면을 꼽았다. /키이스트 제공

    손현주의 열정이 오롯이 삽입된 액션 장면을 포함해 '더 폰'의 8할은 밤에 촬영이 이뤄졌다고 했다. 그 가운데 영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광화문, 청계천, 연등 행렬 장면은 그에게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추억이라고 강조한다.

    "영화촬영이 대부분 밤에 진행됐어요. 서울 도심에서 촬영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종로, 광화문, 청계천 촬영은 잊을 수 없을 겁니다. 저는 처음 알았어요. 도심에 그렇게 사람이 없다는 걸요. 낮에 사람이 가득 찬 광화문이 새벽 2~3시가 되면 텅텅 비어요. 거대한 야외세트장이 되는 거죠. 생각보다 편하게 촬영했어요. 우리만의 거대한 야외세트장. 경험하지 않으면 모를 기분입니다."

    '제가 알고보면 참 다정한 아버지랍니다' 손현주는 첫째 딸과 자신의 돈독한 관계를 뽐내며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키이스트 제공
    '제가 알고보면 참 다정한 아버지랍니다' 손현주는 첫째 딸과 자신의 돈독한 관계를 뽐내며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키이스트 제공

    손현주가 연기한 고동호. 국내 굴지의 기업 전문 변호사로 경제력과 명예를 모두 갖춘 완벽에 가까운 가장이지만, 바쁜 업무 탓에 가정일에 소홀한 것이 사실이다. 인터뷰 전날도 바쁜 스케줄로 의도하지 않은 외박을 해야 했다며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가는 그에게 "고동호와 닮았다"고 툭 던지니 화들짝 놀란다.

    "저는 제 딸과 사이가 얼마나 좋은데요(웃음). 아, 물론 아내와도 그렇습니다만. 딸이 지금 고3인데 제겐 든든한 존재죠. 음악을 전공하고 있는데요. 본인의 전공과 상관없이 아빠의 일에 관심이 많아요. 퇴근하면 '하이파이브'로 인사하고(웃음). 제가 미처 보지 못한 시나리오까지 꼼꼼하게 챙겨보고 조언을 해주곤 해요. 언젠가 영화 예고편을 보고선 '저 영화 재밌을 거야'라고 무심하게 말하더군요. 제게 들어왔던 시나리오래요. 저는 넘겨보지도 못한 걸 본인은 다 검토했던 거죠. 든든한 녀석."

    '스크린 접수 끝났다, 브라운관 너 딱 기다려' 배우 손현주는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기고 싶다며 조급한 마음보다 대중이 원하는 것과 흐름에 순응하겠다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키이스트 제공
    '스크린 접수 끝났다, 브라운관 너 딱 기다려' 배우 손현주는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기고 싶다며 조급한 마음보다 대중이 원하는 것과 흐름에 순응하겠다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키이스트 제공

    손현주는 오랫동안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장밋빛인생' '조강지처클럽' '추적자' 등 다양한 드라마를 통해 40대, 50대, 아주머니 팬 그리고 70, 80대 어르신 시청자들을 두루 품에 안았다. 그래서 더 자신을 오랜 시간 사랑해준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은 소망이 크다. 그는 "이런 거 보면 저도 나이가 들었나 봅니다. 예쁨받고 싶거든요"라고 덧붙인다.

    "시기가 있더라고요. '난 영화를 해야 한다, 드라마를 해야 한다'라는 것을 구분 짓고 선택하는 게 아니라 좋은 작품이 절 찾아오고 전 그저 그게 무엇이든지 열심히 연기하면 되는 거고요. 저란 배우는 시기에 순응하는 배우인 듯합니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그래요(웃음). 저한테 잘 어울리는 것이 배우 손현주를 보는 대중에게도 좋은 거로 생각해서요. 자연스러운 흐름을 받아들이는 연기자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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